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어느 유튜버의 죽음…유튜브 댓글이 위험하다

머니투데이
  • 이동우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1.02.05 14:08
  • 글자크기조절
  • 의견 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Good bye'

지난 4일 유튜브에 짤막한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주인공은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극단적 선택에 앞서 예약을 걸어둔 영상이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유튜버가 '악성 댓글'(악플)에 스러졌다.

유튜브에 마사지 영상을 올리며 소통하던 '메텔 Maetel'이 운영하던 마사지 시술소 카페에는 '허인나(메텔 본명) 원장께서 2021년 2월3일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마지막 영상에서 메텔은 "상처가 많다. 조울증이 있었다. 방송을 시작하고 조울증이 다시 재발해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며 "정신과 약을 3년 정도 먹었었는데 싫어서 안 먹고 버텼다. 요즘에는 계속 무기력이 나를 지배했던 것 같다. 자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스스로를 고립시켰다"고 극단 선택을 앞둔 자신의 상황을 전했다.

해당 영상은 게재된 지 16시간 만에 조회수 70만회를 넘었다. 메텔 채널의 구독자는 3만명으로 평소보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누리꾼들의 추모 행렬도 이어졌다.



유튜브 시작 반년 만에 '비극적 결말'…댓글 피로감 호소하는 유튜버들


BJ 메텔/사진=유튜브 채널 '메텔 Maetel' 영상 캡처
BJ 메텔/사진=유튜브 채널 '메텔 Maetel' 영상 캡처

메텔은 평소 성희롱성 댓글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극단 선택도 이런 상황이 발단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메텔은 유튜브 외에도 아프리카TV에서 실시간 방송을 진행해 악플 공격에 취약했다. 지난해 여름 방송을 시작한 지 불과 반년만에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그간 유튜브 악성 댓글에 대한 위험성은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사이트가 많은 악플이 쏟아지는 스포츠·연예 기사의 댓글을 없앤 것과 달리 댓글 정책을 유지했다. 그러는 사이 일반인에 가까운 유튜버들에게도 입에 담기 어려운 악플이 이어졌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 국한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2012년부터 활동해 온 게임 유튜버 '에티카'(Etika)가 댓글로 인한 우울증을 호소하다 2019년 6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구독자가 1억명이 넘는 세계적인 유튜버 '퓨디파이'도 여러 차례 댓글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AI로 매달 수억건 댓글 삭제하지만, 한계…"비꼬는 댓글은 소용 없어"


/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논란이 계속되며 유튜브는 2019년 초부터 13세 미만 어린이가 등장하는 동영상의 댓글을 원천 차단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유튜브는 13세 이상 18세 미만 영상의 경우 콘텐츠 적절성 여부에 따라 댓글 차단, 이 외 동영상의 경우에는 인력과 머신 러닝 시스템을 활용해 혐오 표현, 스팸 댓글 등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실제 유튜버들이 댓글에 갖는 부담감은 상당하다. 기술적으로 모든 문제적 댓글을 걸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AI를 이용해 혐오 표현이나 욕설·비속어 등 매달 수억건의 댓글을 삭제하지만 일상적 언어로 이뤄진 악성 댓글까지 잡아내진 못한다.

구독자 30만 규모의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A씨(32)는 "욕설 대신에 교묘하게 비꼬는 듯한 댓글 때문에 정말 힘들다"며 "악플이 달린다는 건 '많은 분들이 보고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려고 하지만 멘탈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성인 40% 사이버상 '언어폭력' 경험, 윤리 의식 강화 必


결국 반복되는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함께 인터넷 윤리 의식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서 '언어폭력'을 경험한 성인의 비율이 40%를 넘는 등 유튜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네이버, 카카오 등은 정책 변화에 따라 스포츠·연예 뉴스의 댓글을 막았는데, 최근들어 비극적 소식이 적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포털의 악플이 다 SNS로 이동할 거라는 예상에 따른 전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교수는 "유튜브를 국내에서 정책적으로 제어하기는 어려워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것은 '글 하나가 다른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경각심'"이라며 "이 마저도 SNS가 가진 익명성 때문에, 최소한 댓글 실명제라도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어떤 집 살까? 최소한 이런 곳 뺍시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