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만 구경해도 중개비 내라?.."시간당 8000원, 부담 크지 않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토교통부가 최근 중개서비스 대비 중개보수 부담이 크다는 대다수 국민의견과 국민권익위원회 개선권고안을 검토해 중개서비스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힌 9일 오후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물정보게시판의 모습.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정부에 권고한 '복비 (중개보수) 개선안'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매물로 나온 집을 구경하고 최종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발품비' 수준의 수고비를 내라는 것, 중저가 주택의 중개보수는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 반감을 샀다.


권익위는 수고비가 시간당 최저임금 수준이며, 5억원 이하 주택에서 중개보수가 20~30만원 수준으로 올라가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도리어 새 제도가 도입되면 '구두계약'으로 벌어지는 분쟁을 최소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정부는 권익의 권고안은 참고할 뿐,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1일 권익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권익위가 권고한 '중개보수 요율 체계 및 중개서비스 제도 개선'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집을 구하는 사람이 매물을 보고 계약을 하지 않는 경우 중개사에 '수고비' 명목으로 중개·알선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권고안에 대해 반감이 크다.

이와 관련 권익위는 "'수고비'는 공인중개사가 중개물건 소개알선을 위해 집주인 또는 현 세입자와 연락 하고 방문시간을 조율하고, 중개의뢰인과 함께 방문을 하는 일련의 행위(발품)에 대한 기회비용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급수준(올해 기준 시간당 8720원)의 실비보상 차원"이라며 " 계약이 최종적으로 성사되면 수고비는 따로 지급하지 않도록 해 분쟁을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익위는 수고비를 얼마로 할지와 함께 소개알선 횟수, 중개보수 비용 등을 '중개계약서'를 통해 사전에 정해 놓게 되면 도리어 거래가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은 대부분 '구두'로 정해 놓고 나중에 계약서 작성할 당시 보수 수준을 정하다 보니 계약자와 중개인 사이에 갈등이 빈번하다는 설명이다. 중개사의 발품비용인 시급 8720원은 집 구하는 사람 입장에서 그렇게 큰 부담이 되는 금액이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중저가 주택 중개보수를 지금보다 올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크다.

권익위 권고안을 보면 시세 5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지금보다 보수가 20~30만원 가량 올라간다. 그 이상은 지금과 같거나 낮아진다. 특히 서울에서 거래가 빈번한 시세 9억원 이상 아파트 보수 요율은 크게 낮아진다. 시가 10억원 기준 중개보수가 최대 900만원에서 550만원으로 낮아진다.

권익위는 "전체 구간으로 보면 대부분 중개보수가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며 "5억원 이하는 20만원~30만원 정도 올라가는 구조지만 이 경우는 대부분 빌라, 단독주택 등 거래가 거의 없는 주택이다. 아파트 시세는 대부분 이보다 더 비싸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