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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짜는 K-주사기, 삼성은 왜 총력 지원하고도 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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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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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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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번에도 삼성이 '키다리아저씨'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마스크대란 당시 53톤의 마스크 원료를 사오는 데 계열사 인맥을 총동원했던 삼성은 이번에도 이른바 쥐어짜는 K-주사기를 만들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 데 관련 계열사를 총동원했다.

그럼에도 삼성은 자신들의 지원 사실을 알리는 걸 극도로 꺼리고 있다.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던 지난달까지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앞두고 '언론플레이'로 비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가 나온 뒤에도 여전히 "정부의 발표를 참고하라"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는 마당에 자칫 삼성이 스폿라이트를 받을까 우려한 때문이다.





아이디어부터 풍림파마텍 삼고초려까지


풍림파마텍 LDS 주사기는 주사 잔량이 84㎕(마이크로리터) 이상 남는 일반 주사기와 달리 4㎕ 정도만 남는 게 특징이다. 일반 주사기로 코로나19 백신 1병을 5차례 투여할 수 있는데 풍림파마텍 LDS 주사기는 6차례 투여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백신을 20% 증산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주사기가 필요하다는 아이디어는 삼성 계열사간 회의에서 나왔다. 국내외 제약업계 사정을 꿰뚫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에 적합한 업체로 풍림파마텍을 찾아냈다. 삼성은 중기부와 함께 조희민 풍림파마텍 대표를 만나 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기술탈취를 염려한 조 대표로부터 거절 당했다.

이때부터 풍림파마텍에 대한 삼성과 중기부의 '삼고초려'가 시작됐다. 박영선 전 장관과 민간사업가 출신의 차정훈 중기부 벤처혁신정책실장이 조 대표를 찾아 "정부를 믿고 삼성의 지원을 받으라"고 설득했다. 조희민 대표의 딸인 조미희 풍림파마텍 부사장도 "정부와 삼성을 믿어보자"고 설득한 끝에 조 대표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식약처 승인부터 FDA 문턱을 넘기까지


풍림파마텍 최소주사잔량(LDS 4μL) 주사기. /사진=뉴시스
풍림파마텍 최소주사잔량(LDS 4μL) 주사기. /사진=뉴시스
생산 체제를 갖춘 뒤 남은 것은 국내외 정부기관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아 공신력을 얻는 일이었다. 이번에는 식약처 및 FDA 문턱을 수십차례 넘나들었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한국 식약처 승인을 받는 작업부터 풍림파마텍의 서류작업과 인허가 절차 등을 지원해 지난달 15일 국내 승인을 이끌어냈다. 또 지난달 18일 FDA에 승인신청을 한 뒤 이달 17일 승인을 받기까지 전 과정을 함께 했다. 이 과정에서 까다로운 미국 통관 절차 등에 관련된 방대한 양의 서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FDA 승인을 얻는 데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업체들과 맺어놓은 단단한 네트워크도 한몫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를 포함한 미국 업계와 광범위한 위탁생산계약 등으로 다져놓은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FDA의 주사기 긴급사용 승인이 비교적 빨리 나오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 백신 일부 물량이 조기에 국내 도입되도록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풍림파마텍 LDS 주사기가 FDA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면 곧바로 일부 물량을 화이자에 납품하는 조건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투구하고도 쉬쉬하는 삼성의 속사정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LDS 주사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개입한 삼성이지만, 자신들의 지원 사실을 알리는 데는 소극적인 자세다. 삼성 관계자는 "정부와 중소기업, 삼성이 함께 협력한 것일 뿐"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정부 발표를 참고하는 게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 자칫 '언론플레이'로 비칠 것을 우려한 삼성이 지원사실 공개를 극도로 꺼려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삼성은 지난달 18일 이 부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가 나온 이후에도 LDS 주사기의 FDA 승인을 위한 지원을 이어갔다. 중기부 관계자는 "삼성이 국익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별도의 댓가를 바라지 않고 지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재판이 끝난 현재도 삼성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과 중기부 장관이 현장을 찾는 마당에 삼성이 나서서 자신들의 성과라고 밝히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옥중에 다시 들어간 상황도 적극적 홍보를 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편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풍림파마텍 전북 군산 공장을 방문해 주사기 생산설비를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풍림파마텍은 다음달 월 2000만개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국내외에 공급할 예정이다.

권칠승 장관은 LDS 주사기 업체들과의 간담회에서 "민관 상생협력에 풍림파마텍의 성과를 토대로 풍림 외 백신주사기 업체에 대해서도 스마트공장 보급을 추진중"이라며 "K-방역 중소기업의 제조혁신을 위해 올해부터 제약·의료분야 업종특화 스마트공장 보급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제조혁신 성과가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전 컨설팅, 인증·규격 획득, 해외 마케팅 패키지 지원 등 수출 전주기에 걸쳐 맞춤형으로 밀착 지원하고 온·오프라인 연계(O2O) 전시회 등 온라인 글로벌화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라며 "풍림파마텍의 백신주사기는 한국 중소기업의 의지와 노력, 삼성의 기술, 정부의 지원 3박자가 만들어낸 K-방역의 결정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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