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쌓는' SK그룹, 이번엔 바이오팜 통해 1.1조원 조달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SK그룹이 투자형 지주사 SK (162,000원 0.00%)(주) 보유 SK바이오팜 (83,300원 ▼1,700 -2.00%) 지분 일부를 매각해 경영권 변동 여부와 관계 없이 현금 1조1163억원을 손에 쥐었다. 지주사를 통한 상장과 투자금 회수의 모범 사례다.

SK(주)는 24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SK바이오팜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규모는 860만주로 매각대금은 약 1조1163억원에 이른다. SK(주)의 지분 매각 후 보유 지분은 64.02%다.

SK(주)는 투자전문 지주사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증시 최대 화제작 중 하나였던 SK바이오팜에 대한 투자와 육성, IPO(상장)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SK(주)는 회수된 재원을 성장사업 투자에 다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선순환 구조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SK(주) 관계자는 "지분 매각 이후에도 SK(주)는 SK바이오팜 지분 64%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지위와 역할에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위기엔 현금이다. SK그룹은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 (108,200원 ▼1,800 -1.64%) 보유 페루광구를 10억52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1조2500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SK루브리컨츠, SK종합화학 지분 일부도 시장에 내놨다.

또 SK네트웍스 (5,070원 ▼470 -8.48%)는 지난해 주유소 사업을 국내 경쟁상대인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했다. 최근엔 SK와이번스 야구단을 신세계에 매각했다. 오랫동안 그룹 근간을 유지해 온 사업과 그룹의 상징적 사업을 가리지 않고 매각 리스트에 올렸다.

글로벌 경기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2차전지(배터리) 등 대규모 투자가 병행돼야 하는 시점이다. 무엇보다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의 빠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현금이 필요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이 전방위로 유동성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틈날때마다 딥체인지를 주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그리고 있는 밑그림에 따른 행보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