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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의 힘, 그리고 언론개혁의 길[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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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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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25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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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귀를 기울여 들음." 표준국어대사전은 '경청(傾聽)'을 이렇게 설명한다. 산업안전대사전에서는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은 물론이며, 그 내면에 깔려있는 동기나 정서에 귀를 기울여 듣고 이해된 바를 상대방에게 피드백(feedback)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유사 이래로 수많은 명망가들이 '잘 듣기'를 좋은 소통의 필수조건으로 꼽는다. 잘 들어야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그래야 자신이 무엇을 말할지, 어떻게 말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도 논쟁적인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이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경청의 미덕이 사라졌다. 모두가 자기 말만 한다. 나와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편을 가르고 적대시한다. 왜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느냐는 푸념이 일상이다. 비난의 화살은 언론으로 향한다. 언론이 자신의 말을 왜곡한 까닭에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의 말을 직접 들어보면 오해할 리 없다고 한다.

저마다 소셜미디어로 달려가는 이유다. 여기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끝까지 할 수 있다. "가짜뉴스에 속지말라, 내가하는 말이 진실이다." 모두가 도널드 트럼프다. 자신이 애초에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고 나면 그뿐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일방소통은 더욱 늘었다.

스피커 입장에선 너무나도 좋은 환경이다. 누가 묻지 않아도 자신의 입장을 얘기할 수 있다. 불편한 질문은 외면하면 그만이다. 정치인 뿐 아니라 정부 관료들도 너나없이 자유로운 소통을 하겠다며 소셜미디어로 향하는 이유다.

이러한 소셜미디어 활용은 반쪽짜리다. 비록 정제된 언어로 꾸며져 있다고 한들, 가장 중요한 쌍방향 소통이 아니어서다. 예컨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페이스북에 수천개의 댓글이 달리더라도, 이에 대한 홍 부총리의 대답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가 '언론개혁'이란 화두를 던졌다. 정 총리는 "국민의 알 권리를 기자실이라는 테두리에 가둔 것은 아닌가"라며 "정보는 기자단 뿐만이 아닌 모든 국민에게 투명하고 적법하게 공유돼야 한다"고 했다. 총리실은 이미 여러 부처의 주요 현안에 대해 직접 유튜버 등에게도 홍보자료를 보내기로 했다. 각 부처 대변인실에도 기자단 운영 개선방안을 가져오라고 했다고 한다.

폐쇄적인 기자단 운영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기자단이 정보를 독점하고 국민들에게 흘러가는 것을 막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기자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언론의 힘은 정보의 독점이 아니라 끊임없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정보를 제대로 해석하는 데서 나온다.

정치의 계절이다. 오는 4월 지방자치단체장 재보선, 멀게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본소득, 주4일제 등 숙성되지 않은 온갖 의제들이 튀어나온다. 정 총리가 던진 언론개혁의 화두 역시 대선판에 뛰어들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읽힌다. 예민한 주제인 까닭에 검찰개혁 만큼이나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진단이 잘못된 탓에 제대로 된 처방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언론개혁도 검찰개혁과 마찬가지로 건전한 '사회적 논쟁'이 아닌 '진영 전쟁'으로 변질될까 우려된다.

정 총리가 진정 제대로 된 소통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차라리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처럼 매주 기자들 앞에 서라고 제안하시라. 아니면 정 총리 본인이라도 실천을 해보시라. 그게 기자단을 해체하는 것보다,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는 것 보다, 정책자료를 들고 유튜버들에게 달려가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소통이 될 것이다.

경청의 힘, 그리고 언론개혁의 길[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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