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장까지 감찰 대상에…잇단 경찰 비위 어쩌나

/삽화_이지혜 디자인 기자

경찰청이 서울 강남경찰서장의 비위 의혹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다. 최근 성추행부터 내부 정보 유출, 수사 청탁 등 경찰 내부 비위가 잇따르면서 경찰 내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경찰서장 감찰 착수…'성희롱·청탁' 경찰 비위 잇따라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 A 총경에 대해 경찰청이 감찰에 착수했다.

A 총경은 2019~2020년 서울경찰청에서 근무하던 시절 근무 시간에 낮술을 마시고 늦게 복귀하거나 술자리에 수시로 부하 여성 경찰관을 불러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청 감찰계는 전날 비위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A 총경이 지난해 근무하던 서울경찰청 마포사무실을 방문해 조사를 진행했다. 감찰 조사에서 일부 직원들은 "인사권을 가진 간부가 술자리에 불러 거절하기 쉽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감찰 초기단계이며 증거 수집과 주변인 조사 이후 당사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 반부패 종합대책 마련했는데…실효성 의문
일선 경찰의 내부 비위도 잇따르고 있다. 전주완산경찰서 소속 B 경위는 전주지방법원 소속 공무원과 조직폭력배 등 2명과 함께 마스크 대금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북청 강력범죄수사대(전 광역수사대) 소속 C 경위(53)가 수사를 무마시켜준다며 사건관계인에게 거액의 현금을 요구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구속됐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경찰공무원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비위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총 1271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2018년 417명 △2019년 428명 △2020년 426명 등이다.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은 감봉 또는 견책 등 경징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지난해 10월 부패요인 예방 및 수사‧단속 관리체계 강화를 주요 골자로 한 '반부패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경찰서장의 수행능력 심사제 등 고위직 부패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게 골자다. 청렴성과 업무성과, 수행역량을 심사해 부적격자 서장을 배제하기로 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경찰 비위 처벌이 징계에 그치는 등 느슨하다는 지적도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조직이 워낙 크다보니 개개인의 사생활까지 관리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누구보다 도덕적으로 선행을 보여야하는 경찰 공무원인 만큼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개인의 안일한 태도는 물론이고 조직 차원에서 비위를 묵인하거나 은폐하려고 하는 문화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