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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성공 열쇠=전기요금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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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25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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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민 가톨릭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고보민 가톨릭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 사진제공=한국전력공사
고보민 가톨릭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 사진제공=한국전력공사
우리의 일상을 파고든 기후환경 위기에 대한 전 세계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전개되고 있다. 2019년 UN 기후정상회의 이후 기후목표상향동맹(Climate Ambition Alliance)에 121개국이 참여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고,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인 EU(유럽연합)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다시 동력을 얻게 된 미국은 탄소국경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그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대통령 직속으로 민관합동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설치될 전망이다.

탄소중립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질서와 그 속에서 새로이 생겨나고 있는 시장은 많은 국가와 기업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다소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사용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RE100(Renewable 100, 재생에너지 100%)에 참여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도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국가는 그에 맞는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고 기업들은 재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는 것만으로 탄소중립을 달성 수 있을까. 그 속에서 사회‧경제적 발전과 안정을 이뤄낼 수 있을까. 사회 전체의 거대한 진보와 발전은 ‘사회적 합의와 국민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10대 과제에 ‘탄소중립 사회에 대한 국민인식 제고’가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부터 시행된 전기요금체계에 포함된 ‘기후환경요금 분리 고지’는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한 국민의 공감대 형성과 참여를 이끄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기를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현행 총괄원가 규제 체계 아래서 이러한 정책들에 수반되는 비용은 시기의 문제이지, 어떠한 형태로든 전기요금에 반영된다.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RPS)과 온실가스배출권(ETS) 비용이 대표적인 예다. 두 가지 비용은 전력량 요금에 포함돼 있었을 뿐 별도로 구분되지 않았다. 따라서 소비자는 전기요금을 통해 비용을 부담하고 있었음에도 그 사실을 인지할 수 없었고,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두 가지 비용과 석탄발전 감축에 소요되는 비용을 더해 기후환경요금으로 분리해 고지한다. 올해는 5.3원/kWh(키로와트시)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매월 전기요금 청구서를 통해 기후환경요금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기후환경요금 분리 고지는 처음으로 국민들에게 깨끗한 전기 생산과 관련된 비용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도시 4인가구 평균 월 사용량 350kWh를 가정하면 현재 지불하고 있는 비용은 월 1860원 수준이다. 작년 KBS와 그린피스의 시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에너지 전환 등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을 월 5000원에서 1만원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약 58%로 가장 많았다. 물론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도 20% 가까이 됐다. 이 조사 결과와 현실과의 괴리가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개편된 전기요금 청구서가 단순히 공과금을 확인하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직면한 기후·환경 위기를 상기시키고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촉구함으로써 미래세대에 희망을 전달하는 메시지가 되기를 소망한다. 중국의 사상가 루쉰은 “희망이란 땅 위의 길과 같은 것,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된다”고 했다. 이처럼 메시지가 쌓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민의 행동으로 이어져 탄소중립 사회로 이르는 희망의 길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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