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 노출' 그랜드조선제주…"피해 모르는 이용객 더 있다"

그랜드조선 제주.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최근 그랜드조선 제주 호텔의 여성 사우나 시설 내부가 외부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여 투숙객의 알몸이 노출되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같은 기간 이 사우나 이용객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호텔 측은 이 사실을 알고도 또 다른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피해 사실을 폭로한 A씨는 24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피해 사실을 인지한 다음 날 호텔에서 식사를 하는데, 아내와 함께 사우나를 이용한 모녀가 옆 자리에서 식사를 했다"며 "피해를 당한 입장에서 '알려드리는 게 맞다'는 생각에 호텔 측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해가 발생한 사우나는 호텔 신관 스위트룸 50객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여성 사우나다. 결국 해당 기간 사우나 이용객이 한정적인 탓에 호텔 측이 이들에게 피해 가능성을 알릴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된다.

이에 대해 그랜드조선 제주 측은 "A씨의 요청사항은 다양한 것들이 있었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락이 어렵다고 얘기했다"며 "해당 기간 사우나 이용객은 파악이 가능하지만 선제적으로 얘기하진 않았고, 사우나와 관련한 문의가 오는 경우엔 설명해드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 사건은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주 5성급 호텔 사우나에서 알몸이 노출됐어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불거졌다.

신혼부부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제주도 신혼여행에서 새로 생긴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 투숙하며 전용 수영장과 사우나를 썼다"며 "사우나 전면 유리창은 미러 코팅이 돼 있다고 들어 이틀 동안 안심하고 이용했다"고 했다.


그러나 A씨 부부는 산책을 하다 사우나 쪽 창문으로 내부가 훤히 보이는 것을 목격했다. A씨는 "호텔에 문의했더니 '외부에 미러 코팅이 돼 있어 낮에는 안 보이고 저녁에는 블라인드를 내린다'고 했다"며 "저희가 이용했던 시간에는 블라인드가 내려간 적이 없어 재차 항의했더니 '해당 시간에만 실수로 블라인드를 올려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미러 코팅이 돼 있어 낮에는 외부에서 사우나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 역시 거짓이었다. A씨가 호텔 직원 동행 하에 확인한 결과 호텔 입구와 산책로, 주차장, 객실 발코니에서도 사우나와 화장실 내부가 선명히 보였다.

/사진=그랜드조선 제주 홈페이지

이에 그랜드조선 제주는 지난 16일 홈페이지에 "여성 사우나 내 일부 공간 이용시 유리 차단 코팅의 일부 누락과 블라인드 시간대 운영에 대하여 고객님께 불편함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해당 사우나는 운영을 중단하고 미비점을 면밀히 파악해 즉시 시정 조치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고객님 사생활 보호에 대한 가이드를 더욱 더 철저히 하고 동일 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호텔은 호텔 등급심사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호텔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등에서 '5성급'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홍보한 점이 뒤늦게 드러나 제주도의 행정조치가 이뤄진 바 있다. 현재는 이 표현이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