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뭐 쓰나, 주사는 누가…백신 접종 앞둔 요양병원 '혼란'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19 백신 국내 첫 출하가 시작된 24일 경기도 이천 지트리비앤티 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백신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코로나19(COVID-19) 백신 첫 접종을 앞둔 요양병원이 백신 전용 냉장고와 알람 온도계를 직접 사야하는데 어떤 제품을 사야할지 정해지지 않아 의료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 지침이 명확치 않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A 요양병원 관계자는 25일 "백신의 안전한 보관을 위해서는 냉장고와 알람 온도계가 제일 중요하다"며 "하지만 이를 직접 구매해야 하는 데다 어떤 제품을 사야하는지 기준도 없다"고 말했다.

직접 구매한 냉장고와 알람 온도계 등에 대한 비용이 어떻게 보전되는지도 현장에서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당연히 지원금 규모가 어느 정도 일지도 가늠이 안된다. 영세한 의료기관일 수록 불안감이 크다.

일부 의료현장에서는 접종 동의 확인기간이 촉박하게 주어져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환자 접종 동의를 받으라는 공문을 받았는데, 그 기한이 딱 하루였다"며 "동의 받는 일에만 하루종일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누가 주사를 놓느냐를 두고 의사와 간호사 간 갈등 기류도 감지된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주사를 놓은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0일 보건복지부 등에 △백신 전용 냉장고, 알람 온도계 등에 대한 재정적 지원 요청과 위탁의료기관의 시설 장비 기준 완화 △접종 관련 사고 및 의료분쟁 발생 시 의료진‧의료기관 을 위한 법적 제도적 보호장치 마련 △위탁의료기관에서 응급상황 발생시 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하는 체계 마련 △30일 냉장 보관 가능한 모더나 백신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 진행 △동네의원을 통한 사전예진절차 진행 △백신접종 이수교육 일원화 △수당 인상 및 접종센터 참여 개원의 기관에 대한 경영보상 대책(기존 평균 청구액 수준 보장) 마련 등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