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反中동맹, K-배터리·반도체에 기회…中 거래단절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사진제공=뉴시스AP

미국이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반도체 등 핵심 품목에 대한 공급망 재검토에 나선 데 대해 우리 정부는 국내 업계에 미칠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한국과 일본, 대만, 호주 등 동맹국 제품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우리 입장에서 호재로만 볼 순 없다. 미국에 줄을 설 경우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거래단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25일 주요 외신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공급망에 대한 행정명령'(Executive Order on Supply Chains)'에 명시된 4개 품목은 △반도체 △전기자동차(EV) 등에 쓰이는 고용량 배터리 △의약품 △희토류 등이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제1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이중 한국이 주목하는 것은 반도체와 배터리다. 외신들은 미국이 중국산 반도체와 배터리를 한국과 일본, 대만 등 동맹국으로부터 조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는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품목인 만큼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빠져나간 시장을 국내 기업들이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론 충분히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연장선상에서 대응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민간부문에서 강도높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위협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의 교역도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중국과의 관계라는 변수를 고려하면 마냥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모델인 '아이오닉 5'(IONIQ 5)가 23일 공개됐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최초로 적용하고 고객들이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차량의 인테리어 부품과 하드웨어 기기, 상품 콘텐츠 등을 구성할 수 있는 고객 경험 전략 '스타일 셋 프리'(Style Set Free)를 반영해 전용 전기차만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 파예즈 라만 전무(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상품본부장 김흥수 전무,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 현대자동차 크리에이티브웍스실장 지성원 상무, 현대디자인담당 이상엽 전무가 아이오닉 5와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2021.2.23/뉴스1

전문가들도 단기적으로는 호재이나 장기적으로는 변수가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시장에서 중국의 자리를 대신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기회요인"이라면서도 "미국의 견제로 되레 중국의 기술역량이 커지는 역효과도 있을 수 있는데, 중국이 당장 한국을 추월할 정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에 위기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규모가 1, 2위"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두 곳 다 잘하고 싶은데 미중 갈등때문에 유지가 곤란하면 어떤 선택지가 있을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이제 검토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면밀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