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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거면 차라리 내각제를"…'불합리'에도 입 닫는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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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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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2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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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기립표결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7월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기립표결이 이뤄지고 있다.
"이럴 바엔 내각제를 하는게 낫겠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3권분립 대원칙은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21대 총선 이후 174석의 거대여당이 탄생하면서 여당 단독으로도 법 개정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하겠다고 공언하면 '어차피 통과될 법'이라는 일종의 '프리패스'도장이 찍힌다.
당내에서도 다른 목소리를 낼 수도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당론과 다른 의견을 낸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당에서 징계를 받았다. 이는 21대 새로 국회에 당선된 의원들에게 일종의 본보기가 됐다.

누군가는 이 모든 것이 국민들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21대 국회 정치지형이 선거를 통해 이뤄진 것이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여당이 추진하는 정책이 '어차피 통과될 법'이 되면서 행정부의 권한은 약해지고 있다. 중앙정부 한 공무원은 "법안이든 예산이든 우려되는 점이 있어도 어차피 여당이 추진하면 무조건 통과되는데 누가 섣불리 반대의견을 낼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부작용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처리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는 김해신공항에 대해 안전성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정부가 김해신공항 추진 여부에 대해 판단해야 하지만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의 이러한 권한을 무력화 했다. 검증위 발표 직후 여당은 김해신공항의 대안으로 가덕도를 제시했고 예비타탕성조사 면제, 국가재정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2월 내에 처리한다"며 처리 시한도 못박았다.

가덕도 특별법이 '어차피 통과될 법'이 되다 보니 행정부 공무원들은 몸을 사렸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총리실 검증결과에 대해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했지만 법제처는 법안이 처리되기 하루 전날인 25일 까지도 이에 대한 해석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결국 김해신공항 추진 존폐 여부에 대한 결정도 모두 국회의 몫으로 돌아갔다. 여야는 특별법을 심사하면서 김해신공항 계획 폐기를 부칙에 담았다.

24일 머니투데이를 통해 공개된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대한 국토부 보고서를 보면 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대해 우려했다. 보고서에는 사업비가 기존 추정치보다 약 4배에 달하는 최대 28조6000억원이 소요될 수 있고 진해비행장 공역(空域) 중첩 등으로 항공 안전사고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절차상의 문제로 인해 찬성하는 발언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국토부는 공식적으로는 한번도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지 못했다. 국토부의 공식입장은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의견을 명확히 해석해야 입장을 결정할 수 있는데 (아직 유권해석이 나오지 않아)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3일 변창흠 국토부 장관)는 것뿐이었다.

이런 사례는 가덕도 특별법 뿐 아니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에서도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기획재정부의 의견은 무시되기 일쑤다. "입법부가 여야 합의로 처리하면 정부는 따라야 한다"(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게 여당의 생각이다.

중앙정부 한 공무원은 "이럴 바엔 차라리 내각제를 하는 게 낫겠다"고도 토로한다. "내각제는 정치적 행위에 대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최소한 '의회해산'을 통해 재신임을 묻거나 책임을 지기라도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4년 임기가 보장된 현재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는 정치권이 책임지는 법이 없다"는 지적이다.

4년 마다 한 번 씩 국민들이 표로 심판할 수는 있지만 수많은 정치공방 속에서 과거의 문제들은 '물타기'되거나 잊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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