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폐교 대학서 이것 살린 이유…지역경제요람 '창업보육센터' 뜬다

전국 창업보육센터 현황/자료제공=한국창업보육협회

올해 전국적으로 창업보육센터(BI) 설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창업보육센터 설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창업보육센터는 창업자에게 시설·장소를 제공하고, 경영·기술 등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요람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3일부터 12일까지 한국창업보육협회를 통해 창업보육센터 신규 사업자를 모집한다.


2일 창업보육협회에 따르면 정부에서 리모델링 비용 최대 1억원과 세제혜택 등을 주고 있는 창업보육센터는 현재 전국 256개다. 이 중 75%(191개)가 대학 내에 있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곳은 12곳이다.

정현준 창업보육협회 사무국장은 "산학협력 활성화로 시작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창업보육센터는 대학에서 운영한다"면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들은 개별적으로 갖추기 어려운 실험장비 등 대학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는 현장실습의 장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지자체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창업보육센터 운영에 적극적이다. 대학이 폐교되더라도 지자체가 창업보육센터를 인수해 직접 운영하는가 하면 창업보육센터 설립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다.


강원도의 경우 현재 15개의 창업보육센터 중 2개를 지자체에서 운영한다. 동해시청과 영월군이다.

동해시청에서 운영하는 창업보육센터는 원래 한중대학교에서 운영했었다. 협회에 따르면 한중대가 2000년 5월 창업보육센터 사업자로 지정된 후 센터를 운영했지만 2018년 2월 부실대학으로 폐교되면서 센터도 폐지 위기에 처했다. 이에 동해시는 창업보육센터를 직접 운영키로 결정하고 중기부에 사업자 지정 변경을 신청해 인수했다.

협회 관계자는 "동해시 창업보육센터는 지역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며 "창업보육센터 유지를 위해 동해시가 관계자들을 별정직으로 흡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영월군에서 운영하는 창업보육센터는 선거공약으로 탄생했다. 최명서 강원 영월군수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공약으로 2019년 완공 예정이던 창업보육센터와 산업진흥원을 연계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문기관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으며, 당선 후 이듬해 신년사에서는 제3농공단지 내 창업보육센터 건립 등을 주요 시책으로 제시했다.

제주도에서는 위성곤 국회위원(서귀포시)이 서귀포 창업보육센터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제주도에는 4개의 창업보육센터가 있는데 모두 제주시에 몰려있어서다. 현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서귀포시에서 창업보육기관 '스타트업베이(STARTUP BAY)'를 운영 중이나 창업보육센터로는 지정받지 못했다.

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창업보육센터 지정은 제한을 뒀었는데 올해부터는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희망할 경우 가능한 지정해주려고 한다"며 "올해는 좀더 많은 곳이 지정받아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