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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부터 재미있는 엄마표 돈 공부…14살엔 수천만원 자산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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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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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0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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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꾸미TALK]주식 투자로 1400만원 번 초등학생 키워낸 어머니 이은주씨


얼마 전 다섯 살 조카와 만났다. 한참을 놀아주고 있는데 대뜸 손을 잡아끌고 작은 방으로 향했다. "엄마아빠 놀이를 해야 한다"고 말하곤 노트북 컴퓨터를 열고 키보드를 투닥거렸다. 코로나19로 재택 근무 하는 엄마아빠의 모습을 자주 본 탓이겠지.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의 의미를 어렴풋이 깨닫게 됐다.

1년 가까운 기간, 주식 투자로 1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낸 초등학생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권준군(13)과 어머니 이은주씨(39)를 만나고 난 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격언을 더 확실히 이해하게 됐다. 알고보니 권군은 일곱 살 때부터 직접 미니카 장사를 하는 등 탁월한 경제 관념을 보였다고 한다. 그 뒤에는 제주도에서 레저 체험장 사업을 하는 부모의 든든한 조력이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최근, 어려서부터 자녀들에게 경제 개념에 대한 교육을 한다는 이른바 '유태인 경제교육법'이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다. 이씨 모자의 이야기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지난달 19일 제주도로 향했다.

이씨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돌려주는 것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최대한 많이 경험하게 해주는 것 △아이의 말을 경청해주는 것 등을 자신 교육법의 특징으로 꼽았다.


"가정 교육 목표는 아들이 스무 살 되는 해 경제적 독립 시키기"



이씨가 세운 목표는 아들이 스무살이 되는 해 경제적으로 독립을 시키는 것이다. 성인이 되면 부모 품에서 벗어나 꿈을 마음껏 펼쳐보겠다는 아들의 뜻을 존중해 이 같은 목표를 잡았다. 당연히 '공부 열심히 하라'는 식의 상투적인 잔소리는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거친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지 가르치는 것이 먼저다.

이씨는 특히 아이가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을 부모가 함께 즐기고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부나 대학은 아이가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더 멀리 보고 달려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응원하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아들이 다섯 살때부터 자연스럽게 경제 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계속 장난감 로봇을 사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시리즈가 계속 나와요. 하나에 4만∼8만원씩 하는 건데. 서너개 사주니까 가지고 놀지도 않으면서 다음 것을 사달라고 하더라고요. 너무 심하게 떼를 썼어요. 그 때부터 일상 속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경제 교육을 시키기 시작했죠."

이씨는 장난감 로봇을 쭉 세워놓고 다섯 살 난 아이와 대화를 시작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로봇 장난감 회사 회장님 이야기를 꺼냈다.

"준이가 이렇게 좋아하는 로봇을 만든 사람은 누굴까? 전세계에 있는 너 같은 어린이들한테 다 팔아서 돈도 많이 벌고 언제든 네가 좋아하는 이 로봇이랑 놀 수 있는 분일 거야."

이씨는 그 때 아이의 눈빛이 바뀌었다고 회상한다. 이씨는 "아들이 로봇을 사는 것에 집착을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멋진 로봇을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아이의 생각을 소비자의 관점이 아닌 생산자의 관점으로 바꿔주려고 노력하다보니 아들이 자연스럽게 경제 관념을 체득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로 1000만원 넘게 번 초등학생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권준군과 그의 어머니 이은주씨 /사진=이주아PD
주식 투자로 1000만원 넘게 번 초등학생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권준군과 그의 어머니 이은주씨 /사진=이주아PD


"7살 때부터 미니카 장사 시작한 아들, 위인전 읽고 자판기 사업까지"



권군은 본인 스스로 용돈 벌이를 시작한 5학년 때부터는 단 한 번도 용돈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집안 일을 도와야만 용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돈은 언제나 노력해서 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틈만나면 다양한 방법으로 용돈을 벌 궁리를 하고, 바로바로 실천해보는 아이가 됐다.

권군이 일곱 살이 되던 해였다. 즐겨 가지고 놀던 미니카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갑자기 "내가 이걸 한 번 팔아보겠다"고 했다. 장사를 해보고 싶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씨는 처음에는 반대를 했다고 한다. 너무 어린 아이에게 장사를 시켜보는 것이 옳은지 걱정이 됐다. 그런데 아버지가 "큰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아이가 그렇게 하고 싶어하면 한 번 시켜주자"고 제안했다. 이씨는 바로 아들에게 사업계획서를 적어오라고 했다.

"아이가 잠깐만 장사를 하다가 포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네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왜 미니카를 팔 것인지 적어오라'고 시켰어요. 하루 만에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어 왔어요. 그리고 며칠을 조르더라고요."

결국 권군은 부모님과 함께 서울로 향했다. 미니카 판매 업체에 찾아가 도매로 미니카를 50대 받아왔다. 권군이 설날에 친척들에게서 받은 세뱃돈 40만원이 사업 밑천이 됐다. 그리고는 부부가 함께 운영하던 사업장에 작게 자리를 내줬다. 한 대당 5000원씩 남기고 판다는 계획이었다.

"처음에는 아이가 미니카를 갖다 두고 앉아있었어요. 체험장이라 아이들이 많이 오간다고 해도 쉽게 팔릴리가 없잖아요. 한 2년간 거의 팔리지를 않았어요. 그래도 준이가 꾸준히 고민을 하는 게 보였어요. 그러더니 나름의 해결책을 갖고 오더라고요."

어느 주말, 권군이 체험장에 자리를 잡고 미니카를 만들기 시작했다. 또래 친구들이 몇 명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미니카가 한 두대씩 팔리기 시작했다. 4학년이 된 권군은 돈을 모아 미니카 트랙을 사서 가져다뒀다. 미니카가 더 잘 팔리기 시작했다. 이씨는 "아들이 생각보다 미니카를 정말 잘 팔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처음에 도매로 떼어 온 50대는 이미 다 팔았고, 최근에도 계속 판매를 하고 있다고 한다.

권준군이 미니카 장사를 하는 모습과 자판기에 음료수를 채워놓고 있는 모습 /사진=이은주씨 제공
권준군이 미니카 장사를 하는 모습과 자판기에 음료수를 채워놓고 있는 모습 /사진=이은주씨 제공


권군은 부모의 사업장에서 자판기 사업도 하고 있다. '석유왕'으로 유명한 미국의 석유 사업가 존 록펠러 위인전을 읽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록펠러가 어렸을 적 자판기 사업을 했다는 구절을 읽은 권군이 부모를 설득했다. 논리는 간단했다. 미니카는 자신이 학교에 가면 팔 수 없는데 자판기는 학교에 가도 계속 장사가 되니까.


초등학생 아들에게 주식하라고 2000만원 넘게 건네준 이유는?



이씨는 권군이 처음 주식 투자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을 때도 고민을 많이 했다. 이씨는 한 번도 주식에 투자해 본 경험이 없다. 주식 투자는 위험한 것이라는 선입견도 있었다.

그래도 남편과 긴 상의 끝에 아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이씨는 "아이와 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가 돈을 상당히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그래서 아들이 돈을 쉽게 잃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두터웠다"고 했다.

"주식 계좌를 터주고 돌잔치할 때, 초등학교 입학할 때 어른들에게 받았던 용돈에 아들이 사업을 해서 번 돈까지 전부 털어 2000만원이 넘는 돈을 줬어요. 대신 이 돈을 한 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해줬죠. 또 종목 선택은 반드시 본인이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줬어요. 잘 알지도 못하는 제 말 듣고 종목을 샀다가 돈을 잃게 되면 저를 원망할 것 같아서요."

지난해 4월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한 권군은 무려 50%에 가까운 수익을 냈다. 수익금이 1400만원이 넘는다. 어렵게 접근하지 않았다. 경제 뉴스에서 "10년에 한 번 오는 기회다"라고 하는 말을 믿었다.

잘 들어본 회사, 큰 회사 위주로 종목을 골랐다. 삼성전자, LG생활건강, 현대차 등을 분할매수했다. 하루에 한시간 정도는 시간을 내 주식 투자 관련 책을 읽고, 경제 기사도 찾아 읽는다는 권군은 "장기간 가치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어른이 될 때까지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을 팔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권준군 /사진=이주아PD
권준군 /사진=이주아PD


아들이 게이머 되겠다고 하면 게임 회사 찾아가는 엄마



권군의 부모가 아이에게 돈과 경제에 대한 교육만 시킨 것은 아니다. 아이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물심양면 도와주는 점도 부모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 중 하나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가 전혀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꼭 보여주고 싶었죠. 아이가 무슨 말을 하면 진심으로 들어주고, 아이의 꿈을 위해 함께 뛰는 길잡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거죠."

권군이 게임이 좋다며,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는 게임을 만든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운 좋게 그 회사에 친척이 있어 서울로 찾아갔다. 친척을 통해 회사 창업주의 이야기를 듣게 해줬다. 권군이 4학년 때 일이다. 권군은 그 때 자신이 좋아하던 그런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을 했다고 한다.

"친척분이랑 아들이 대화를 하게 하고 저는 옆에서 지켜봤어요. 아들이 '삼촌은 어느 대학교 나왔어요'라고 물으니 '우리는 대부분 서울대 선후배 사이야'라는 답이 돌아오더라고요. 그러니까 갑자기 아이 목표가 서울대 가는 게 됐어요. 동기 부여가 되니 스스로 영어,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더라고요."

물론 아이의 꿈은 수시로 변한다. 현재 권군의 꿈은 유명한 예능인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씨는 아들의 이번 꿈도 열심히 지지해주고 있다. 아들의 유튜브 활동을 적극 지원해주고, 종종 방송국 견학도 시켜준다.

이씨는 최근 아들과 함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도 하고 있다. 이 사업도 지난해 3월 권군의 권유로 시작된 것이다. 7개월여간 모든 과정을 아들과 함께 고민하고 공부했다. 지난해 9월 처음 돼지고기 판매를 시작했고 4개월 만에 파워등급을 달성했다.

파워등급을 달성하면 홈쇼핑처럼 실시간으로 물건을 팔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이 가능하다. 권군이 직접 방송을 진행하며 돼지고기와 한라봉을 판매한다. 방송인이 꿈인 만큼 큰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질좋은 상품을 골라 위탁으로 판매한다는 점에서 초기 투자 비용은 전혀 없었고 매달 수백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것은 아버지의 몫이다. 권군의 아버지는 때때로 "우리는 작은 제주도라는 섬에 살고 있지만 세상은 정말 넓다"고 말하며 아들과 함께 훌쩍 여행을 떠나곤 한다. 권군이 8살 때는 1개월여간 아버지와 함께 러시아 횡단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세상 제대로 알려주는 게 부모 역할…아이 말 속에 돈도 지혜도 있어"



최근 이씨가 아들 교육에 대해 쓴 블로그 글이 여러 맘카페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교육열이 가장 높다는 서울 강남 학부모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이씨처럼 아이를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경제에 대한 공부는 최대한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제가 살아오고 사업을 하면서 느낀 점이거든요. 또 아이가 하고 싶다는 것들을 최대한 경험해 보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죠."

이은주씨 /사진=이주아PD
이은주씨 /사진=이주아PD

부모가 자녀들에게 세상에 대해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씨는 "세상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 너무 힘든 일들이 많다"며 "아이들에게 최대한 여러 가지를 알려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아들에게 나눔의 미덕도 가르치고 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점을 항상 강조한다고 한다. 이 같은 가르침 덕에 권군은 지난해 스마트스토어 첫 사업 수익금 일부를 제주도 한 보육시설에 기부했다. 권군은 "앞으로도 돈을 많이 벌어 어려운 이웃들을 더 많이 돕고 싶다"고 말했다.

항상 아이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는 점은 이씨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부분이다. 이씨는 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배우는 점이 많다고 했다.

"저는 아이의 꿈을 응원해 주고 이미 그 꿈을 이룬 선배들을 직접 찾아가 물어보고 배우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늘 아이의 말을 경청해주고 칭찬해주며 즐겁게 지내다보니 사춘기 시기가 와도 전혀 못 느낄 정도로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아들의 꿈 매니저라고 생각해요. 꿈의 길잡이가 돼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옆에서 응원해주며 조금씩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연 이은주씨, 한정수 기자
촬영 방진주 PD, 이주아 PD
편집 방진주 PD
디자인 신선용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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