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댁으로 돌아가세요" 권하고 뺨 맞은 경찰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사진=뉴시스

공원에 누워있던 자신에게 귀가를 권유한 경찰관을 때린 혐의를 받는 시민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과거 돈이 있는데도 음식점에서 밥값을 안 내 사기 혐의를 받기도 했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마성영)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을 받은 A씨(37)에게 최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보호관찰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새벽 1시쯤 서울 동대문구 한 공원에 누워있던 중 시민의 신고를 받았다. 경찰은 이내 출동해 귀가를 권했지만 A씨로부터 돌아온 것은 폭행이었다. A씨는 근처에 있던 우산을 부러뜨려 우산살을 날카롭게 만든 뒤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제지하려 하자 A씨는 손으로 경찰 얼굴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손톱으로 눈 부위를 할퀴었다. 폭행을 당한 경찰관은 2주 동안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법원은 A씨가 이와 별개로 저지른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했다. A씨는 같은해 6월 경기도 의정부시 한 주점에 들어가 2만원 어치 술과 안주를 먹고 돈을 내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처음부터 돈이 없었으나 음식값 등을 낼 수 있는 척 하며 술과 안주 등을 주문했다고 한다. 술집 주인은 A씨를 신고했는데, 이때도 A씨는 출동한 경찰관을 때렸다. 경찰을 향해 욕설하고 뺨을 때렸으며 팔목을 깨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는 경찰관에게 우산살을 휘둘러 상해를 가하고 무전취식과 더불어 출동한 경찰관을 때려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공무집행방해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무력화해 국가 기능을 해하는 범죄로 엄중히 처벌함이 마땅하다"고 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했으며,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양극성 정동장애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벌금형 1회 외에는 다른 전과가 없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