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된 두바이 공주 "21년 전 언니도 납치돼…연락두절 상태"

머니투데이

김현지A 기자

샴사공주(왼쪽)와 라티파 공주(오른쪽)./사진=트위터

최근 화장실에서 찍은 영상으로 자신의 감금 사실을 폭로한 두바이 통치자의 딸이 21년 전 납치된 언니의 사건을 재수사해달라는 편지를 영국 경찰에 보냈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셔 경찰에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71) 아랍에미리트 총리 겸 두바이 군주의 딸 셰이카 라티파 알 막툼 공주(35)가 보낸 편지가 전달됐다.

라티파 공주는 편지에 "2000년 여름 샴사(언니)는 영국에 있는 가족 별장에서 탈출할 당시 18세였고 건전한 정신을 갖고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언니는 붙잡혀 노예처럼 억압받고 가족들에게 육체적 학대를 당했다"며 "그는 영국으로 망명하기를 원했지만 납치돼 두바이로 다시 끌려갔다"고 밝혔다.

라티파 공주는 "그(샴사)는 재판, 기소도 없이 감금됐고 연락두절된 채 언제 풀려날 지도 모른다"며 "발바닥을 맞는 고문도 당했으며 나 역시 같은 경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샴사가 인생에서 가장 원하는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경찰은 2001년에 사건 수사를 시작했지만 담당 경찰의 두바이 방문이 좌절되면서 수사는 흐지부지됐다. 경찰은 2018년에 수사 기록을 재검토했고 2020년에는 본격적인 재조사를 진행했다.

CNN에 보낸 성명에서 경찰은 "2018년 2월에 작성됐다고 표기된 (라티파의) 서한을 받았으며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하나로 함께 검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라티파의 서한은 실제로 2019년에 작성됐으며 외부와의 소통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실제 날짜를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라티파 공주는 2018년 아버지를 피해 미국으로 탈출하려다 붙잡혀 자신이 인질로 잡혀 있다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면서 감금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당시 라티파 공주는 좁은 화장실에서 감시를 피해 도움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