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시점 안맞고 고열 미접종자도…'V 데이' 그래도 왔다

26일 오전 9시를 전후로 첫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전반적으로 순조롭게 접종이 이뤄진 가운데 발열 탓에 접종이 미뤄진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제 백신 접종국면이지만 거리두기 단계는 기존대로 유지된다. 백신 접종 확대와 이에 따른 확진자 수 감소 및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 맞물릴지가 관건이다.

이날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전 9시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이날 하루 접종대상은 213개 요양원과 292개 요양병원 65세 미만 환자와 종사자 총 5266명이다.


방역당국 공식 접종 시작시점은 오전 9시였지만 이보다 일찍 백신접종이 이뤄진 곳도 있었다.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서는 예정된 시간보다 15분 이른 오전 8시 45분 첫 접종이 시작됐다.

첫 접종자는 노원구 상계동 요양원에서 근무 중인 이모씨 였다. 이 씨는 "백신을 맞아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접종 기관 사정에 따라 접종 시간은 일부 유동적일 수 있다"며 "첫날 접종을 하는 요양병원, 요양시설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분들 모두가 1호 접종자"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첫 접종자가 바뀌는 상황도 생겼다. 서울 금천구 첫 접종자로 선정됐던 요양보호사 류모씨는 접종 전 체온이 37.5도였다. 류모씨 대신 요양보호사 신모씨가 먼저 접종했다. 발열 증상이 있으면 접종을 미루는 것이 접종 수칙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유흥시설 밤 10시 운영제한 등은 조정없이 2주간 더 유지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현재 적용 중인 거리 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를 다음 달 1일 0시부터 14일 24시까지 2주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일간 확진자 수는 줄었지만 산발적 집단감염 탓에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다는 것이 방역당국 판단이다.

최근 주간 일 평균 확진자 수는 373.9명으로, 전주 대비 15.9% 감소했다. 다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러 시도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주간 일 평균 확진자 수가 278.7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74.5%를 차지하고 있고, 집단감염 등으로 최근 3주간 등락 폭이 컸으나 현재는 2단계 수준을 유지 중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예방접종 시작에 따른 방역 긴장도 완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예방접종의 차질 없는 진행을 위해 당분간 확진자 발생을 지속 억제하고 유행 차단에 주력할 필요가 있음을 함께 고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