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Y' 소방관 학폭 의혹…알고보니 피해자였다?

이지혜 디자이너 / 사진=이지혜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소방관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26일 오후 9시에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지난 17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폭로돼 공분을 산 소방관 '학폭' 논란이 전파를 탔다.


지난 17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28년 전 현재 소방관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와 SNS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박용철씨(가명)는 현재 소방관인 한 남성에게 높은 수위의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호소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재현(가명)씨는 정작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재현씨는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박용철 씨와 중학교 시절 짝꿍이었다며, 그전부터도 박용철씨가 사과를 요구하며 내용증명까지 보내 소방서에 학폭 피해를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재현씨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유를 모르겠다. 당시 또래에 비해 몸이 조금 불편했던 용철씨를 도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재현씨는 또 "인천공항에 파견근무를 가 있을 때 전화번호는 알지만 연락은 안 하던 앤데 그 친구한테까지 전화가 와서 야, 너 인터넷 커뮤니티에 너 일이 있는데 사실이야? 이런 식의 글이 올라오는 걸 내가 들었을 때부터 아 이거 보통 일이 아니네, 라고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재현씨의 아내는 처음에 글을 보고 "1번부터 마지막 번까지 단 하나라도 혹시라도 한 게 있으면 당장 사과하라"고 단호히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이재현씨는 "모든 사람이 처음엔 그럴 것"이라며 "아무리 남편이라도, 아내라도, 너 그랬어? 하고 사과하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현씨는 자신이 박용철씨에게 학교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얘기했다. 중학교 1학년 때를 회상했을 때 기억이 없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기억이 없다. 왜 굳이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날 찍었을까. 그걸 물어봐달라"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은 박용철씨를 직접 만났다. 박용철씨는 들고 온 수첩을 자꾸 내려다보며 "슬리퍼로 뺨이 부을 때까지 구타를 당하고 수치심을 크게 느꼈다. 더러운 바닥에서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첩에 적혀 있지 않은 내용을 물으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박용철씨를 보면서 제작진들은 뭔가 미심쩍음을 느꼈다.

동창들의 증언과 당시 담임 선생님의 꼼꼼한 증언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이재현씨가 박용철씨의 어머니로 인해 구타를 당했던 피해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현씨는 담임 선생님의 증언을 듣고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얘기하며 걱정하는 당시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에 결국 눈물을 펑펑 흘렸다.

앞서 이재현씨가 받았던 내용증명서 또한 박용철씨가 아닌 박용철씨의 어머니가 보낸 것이었다.

이재현씨는 "너무 힘들다. 어떻게든 명예를 되찾고 싶은데 쉽지 않은거 같다"면서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더했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