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꼴찌해도 대학은 간다…13만명 줄어든 고3, 정원 미달 '속출'

머니투데이
  • 최민지 기자
  • 세종=박경담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5,176
  • 2021.02.28 05:1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1

[대학 붕괴, 현실로](上)

[편집자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21학년도 전국 대학 추가모집 정원이 162개교 총 2만6129명이라고 밝혔다. 정시모집에서 미달된 인원이 전년도인 9830명보다 3배 가량 늘어났다는 의미다. 16년만에 최대치다. 고교 졸업생보다 대학 정원이 더 많아지는 시기가 온다는 경고는 늘 괴담처럼 교육계를 떠돌았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정원 감축에 대학들은 반발했고 당국은 점차 미온적으로 태도를 바꿨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한 여파는 고스란히 대학 공동체 붕괴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학의 위기는 대학을 중점으로 한 지역사회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 늦기 전에 막아야 한다. 대학이 학령인구 절벽에 대응해 연착륙 할 방법을 고민해본다.


대학 정원 감축, 정권 바뀌면서 흐지부지…"예견된 대규모 미달 사태"


◇전 정권에서 대학구조개혁평가 이끈 백성기 前 포스텍 총장의 경고

백성기 전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이 2016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소강당에서 열린 교육부 주최 '대학구조개혁법,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대학구조개혁법 제정 필요성'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백성기 전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이 2016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소강당에서 열린 교육부 주최 '대학구조개혁법,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대학구조개혁법 제정 필요성'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대학구조개혁평가 당시 가장 반발이 심했던 건 일부 수도권 중하위권 대학이었습니다. 이들 학교는 지역적 요인 때문에 지방대에 비해 교육의 질이 떨어져도 학생 수급에는 문제가 없거든요. 평가를 해서 강제적으로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사업이 당연히 달갑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올해 수도권, 지방 구분할 것 없이 대규모 미달 사태가 벌어졌죠.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어요. 정원 감축의 타이밍을 놓친 사이 대학은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 속 개구리처럼 죽어가고 있는 거예요."

백성기 전 포스텍 총장은 2014년부터 3년간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을 맡아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이끌었다. 이 사업은 교육당국이 대학을 A~E까지 나눈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하위 등급 대학의 정원을 감축하고 정부재정지원을 제한했다.

최종적으로는 대학 정원 16만명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시행됐다. 대학 반발이 거셌던 이 사업은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됐다. 지금도 대학역량평가라는 이름으로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목표 정원감축 인원은 확 줄었다.

백 전 총장은 "교육당국과 대학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대학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평했다.

"대학 등록금은 철옹성같이 동결돼있고 구조조정에 대해 어떤 대통령도 결단을 못 내리는 동안 학생은 쭉 줄었어요. 문제는 지방대예요. 아무리 질 높은 교육을 해도 수도권 집중현상은 거스를 수가 없어요. 제가 지방에서 대학을 운영해봐서 너무나 잘 알고 있죠. 학생들의 진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무언가를 제공하지 않으면 지방대학은 도태될 수밖에 없어요. 학생이 없으니 대학은 등록금이 충당되지 않고, 그만큼 학생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겠죠. 교육의 질 저하는 다시 입학생이 주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수도권 대학 총장들은 지방대의 여건을 감안 해 수도권 대학과는 다른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 역차별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백 전 총장은 "구조개혁평가 당시 수도권 대학들은 총장들이 협의회를 만들고 자율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했다"며 "시대가 급변하는 데 따라서 교수들도 자체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데 이런 점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백 전 총장은 "코로나19(COVID-19)로 대학의 붕괴, 학생 이탈, 이로 인한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더욱 가속화했다"면서도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학 자율화, 대학 교육 역량 강화 등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대학에 힘을 실어줄 가장 첫 단추로 등록금 동결 해제를 꼽았다.

"코로나19로 대학 교육의 틀이 완전히 바뀌게 됐어요. 대면 강의를 듣고 동기들과 함께 교류하는 등의 학생을 잡아둘 명분이 이제는 완전히 없어진 거죠. 아주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한 때가 왔어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정원 감축을 전제로 등록금 자율화 정책을 펴는 겁니다. 교육의 질이 높은 학교에는 등록금 동결 철폐라는 당근을 주는 거죠. 정원을 감축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상당히 많은 재원이 투입돼야 하는데, 우리나라 예산 편성 여건상 대학에 투자할 돈을 대폭 늘리기는 쉽지 않아요. 그러니 정말로 대학들이 뼈아픈 정원 감축을 하길 원한다면 등록금도 같이 풀어줘야죠. 정부는 개혁 작업에서 빠져야 합니다. 옛날로 돌아가선 안 됩니다."

최민지 기자



사라진 고3, 2년새 13만명↓…신입생 못채우는 대학 '속출'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종로학원에서 열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합격예측점수 설명회를 찾은 학무보들이 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설명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최소한의 제한된 인원만 참석한 채 온라인으로 생중계 했다. 2020.12.4/뉴스1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종로학원에서 열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합격예측점수 설명회를 찾은 학무보들이 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설명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최소한의 제한된 인원만 참석한 채 온라인으로 생중계 했다. 2020.12.4/뉴스1

고3이 사라졌다. 지난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3 수험생은 2년 만에 13만명 넘게 감소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대학이다. 신입생으로 뽑으려는 고3 학생이 줄어들자 지방대학 중심으로 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고3이 태어난 2002년부터 저출산 사회로 진입해 '학령인구 쇼크'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학은 존립 위기에 빠졌다.

26일 국가통계포털, 교육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고3은 2018년 57만1000명에서 2019년 50만2000명, 2020년 43만8000명으로 급락했다. 최근 들어 가팔라진 고3 감소세는 과거와 비교하면 더욱 확연해진다. 2011년 63만8000명이었던 고3은 2018년까지 연평균 8700명 줄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2년 간 연평균 감소 폭은 6만6500명으로 크게 확대됐다.

고3을 찾기 어려운 이유는 2000년대 초반 출생아 수에서 찾을 수 있다. 2018년 고3으로 학교를 다닌 2000년생은 64만명이었다. 이듬해인 2001년 태어난 아이는 56만명으로 전년보다 8만명 감소했다. 2002년 출생아 역시 1년 전과 비교해 6만3000명 줄었다. 2002년 출생아가 2년 만에 14만3000명 떨어진 것은 최근 고3 감소세와 딱 들어맞는다.


◇외환위기 여파…고3 급감

꼴찌해도 대학은 간다…13만명 줄어든 고3, 정원 미달 '속출'

1998년 터진 외환위기가 출생아 수에 직격탄을 날렸다. 경제가 가라앉으면서 직장을 가진 신혼부부조차 출산을 미루는 현상이 자리 잡아서다. 2000년 1.48명이었던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은 2002년 1.18명으로 내려가면서 한국은 초유의 저출산 사회로 접어들었다.

학령인구 쇼크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과거 신입생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대학은 고3이 급격하게 줄면서 정원을 못 채우고 있다. 전년과 비교한 올해 4년제 대학 정시모집 경쟁률은 서울권, 지방권이 각각 5.6대 1→5.1대 1, 3.9대 1→2.7대 1로 하락했다. 수험생이 정시에서 대학 3곳에 응시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률 3대 1 미만은 사실상 미달로 본다.

서울장신대, 한려대, 광주대, 광신대 등 17개 대학은 경쟁률 1대 1도 달성하지 못했다. 대학이 수시·정시모집에서 신입생을 유치하지 못해 추가모집에 나선 인원은 2만6129명으로 16년 만에 가장 많았다. 지난해 추가모집 정원인 9830명과 비교하면 3배 많은 수준이다.


◇출생아 27.2만명까지 떨어져…존폐 기로 선 대학

꼴찌해도 대학은 간다…13만명 줄어든 고3, 정원 미달 '속출'

문제는 앞으로다. 고3 감소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다음 위기는 올해 고1이 대학에 입학할 3년 뒤로 예측된다. 고1인 2005년생은 43만9000명으로 올해 대학 신입생인 2002년생보다 5만8000명 적다. 지난해 27만2000명까지 떨어진 출생아를 고려하면 대학은 정원 미달을 넘어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000년대 들어 빨라진 출생아 감소 속도는 최근 5년 사이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며 "모든 자원이 수도권으로 집중하고 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늘면서 출산율은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도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전체 고등교육 육성 전망과 계획을 가지고 해야 한다"며 "대학 퇴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대 육성 비율,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사립대학 재정 부족 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종합적인 그림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세종=박경담 기자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여의도 통개발' 접었다..시범아파트 35층 재건축 승인할 듯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