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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구자열…경제단체의 변신[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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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03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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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중점적으로 하시고 싶으신 게 무엇입니까” “경제단체 통합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출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긴장된 표정과 상기된 목소리가 그대로 전해졌다.

재계 3위 그룹의 총수, 최태원 회장이 재계의 대표가 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서울상의 회장은 관례에 따라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한다. “견마지로를 다하겠다” “엄중한 시기에 무거운 직책을 맡았다” 최 회장은 시종일관 낮은 자세와 무거운 책임을 강조했다.

다음날인 24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선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기자들 앞에 섰다. 제31대 신임 무역협회장으로 선출된 직후다. 구 회장은 “15년만에 민간기업인 회장이 됐는데 더 멋있게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부친인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에 이어 대를 이어 무협회장을 맡게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집안의 영광”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현직 대기업 총수들이 대한상의와 무역협회장 등 우리 경제계를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을 잇따라 맡고 있다.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개인적인 충정도 있지만 무엇보다 최근 우리 기업인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되는 새로운 규제들이 쏟아지고 있다. 거대 여당이 주도하는 국회는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상법 등 ‘공정경제 3법’, 해고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기업 최고경영자(CEO)까지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중대재해처벌법 등 입법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가 구심점을 정비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환경이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다음은 변해야 한다는 절박감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적인 압박과는 별개로 사회 양극화가 심해지고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가 발등의 불이 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도 커졌다. 최 회장은 일찌감치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주목하고 SK그룹을 통해 변화를 선도해온 기업인이다. SK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지 않으면 기업의 미래도 없다는 데 이견이 없다.

우리 경제의 주역들도 크게 달라졌다. 네이버(시가총액 3위, 이하 2월26일 기준)와 카카오(9위), 엔씨소프트(18위), 넷마블(33위) 등 신산업의 기수들은 주식시장에서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전통 제조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으로 출발한 쿠팡은 나스닥 상장을 통해 거액을 끌어모으며 유통 강자를 넘어 거대 테크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롯데, 신세계 등 기존 유통업체들의 미래가 걱정될 정도다.

최 회장이 이끄는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1966년생)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1967년생),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1972년생),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1973년생) 등 인터넷·게임 분야의 신산업 기업인들이 대거 영입된 것도 이런 변화를 반영한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한 이들의 목소리를 함께 담아내고 일자리 등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이들이 기존 기업인들과 책임을 나누고 머리는 맞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다. 오일 쇼크, 외환 위기, 금융 위기 등 산업화 이후 수차례 위기가 있었다. 그때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한 단계가 더 도약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있었다.

우리 기업들은 또 한번 고빗길에 있다. 높아진 사회적 요구에 응답하면서 친환경 흐름과 4차 산업 혁명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야 한다. 경제단체들의 변신이 우리 기업들이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새롭게 써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최태원, 구자열…경제단체의 변신[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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