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법원 교과서에 "동성애는 정신질환" 기술 허용…"학문적 견해"

머니투데이

김현지A 기자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수백 명의 LGBT 회원과 그 지지자들이 동성애자 프라이드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2020.06.29./사진=AP/뉴시스

중국 법원이 교과서에 동성애를 '정신적 장애'로 기술한 것은 사실에 대해 오도한 것이 아니며 단지 학문적 견해를 나타낸 것이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6년 남중국농업대학 1학년이던 시시는 동성애자가 되는 것을 정신적 장애로 기술한 심리학 교과서를 발견했다. 시시는 해당 내용이 과학적 증거 없이 동성애가 잘못된 것이라는 믿음을 영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해 2017년 해당 교재를 출판한 중국의 지난대학교 출판부와 판매처를 고소했다.

그러나 쑤첸 중급인민법원은 지난해 말 시시의 주장을 일축하며 교재의 기술은 사실상의 오류라기보다는 의견의 차이 때문이라며 출판사의 손을 들어줬다.

논란이 된 교재는 '2013년판 대학생 정신건강 교재'로 동성애를 이성의 옷을 입는 복장 도착(크로스 드레싱)이나 페티시즘과 함께 "정신적 장애"로 분류하며 동성애를 "사랑과 성에 대한 방해 또는 성 파트너의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많은 중국의 대학들이 이 교과서를 채택해 사용해왔다.

현재 홍콩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시시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법원도 지난주 이전 판결을 지지했다. 시시는 "이번 판결은 단지 논란을 줄이기 위한 것 같다"며 "동성애를 병적으로 해석하는 교과서가 계속 유통되도록 허용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중국 성소수자 단체도 이번 판결에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광저우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PFLAG의 대변인 아취앙은 동성애에 대한 해당 내용은 "오늘날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1997년에 동성애를 범죄에서 제외했고 2001년에는 정신질환 목록에서도 삭제했다. 그러나 자신의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거나 성적인 이유로 불안 또는 우울해하는 동성애자들은 여전히 정신장애로 분류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90년에 동성애를 정신장애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