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구매에 2.3조 추경예산…백신 도입단가 치솟았나?

3500만명 분 코로나19(COVID-19) 백신 추가 구입에 2조3000억원 예산이 편성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접종 가능 인구의 2배에 육박한 총 7900만명 분 백신 도입을 위한 예산은 모두 확보됐다.

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도 1차 추경안에 따르면 방역대책에는 예산 4조1000억원이 편성됐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조3000억원이 코로나19 백신 구매 몫으로 잡혔다.


지난해 예산안 마련 이후로도 코로나19 백신 구매계획 범위가 크게 늘어나서다. 4400만명분 구입을 겨냥한 지난해 예산안에는 4차 추가경정예산 등을 포함해 총 1조5000억원이 마련됐었다.

이후 3500만명분 백신 추가구매계획이 마련됐다. 화이자 백신 300만명분과 노바백스의 백신 2000만명분이 대표적이다. 모더나 백신 1000만명분도 추가 도입이 결정됐다.

이 같은 추가 구매계획에 이번 1차 추경으로 반영된 금액이 2조3000억원이다. 총 7900만명분 백신 도입에 3조8000억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7900만명분 물량은 정부의 백신 접종계획에 없는 18세 미만을 제외한 국민(약 4400만명)의 2배 가량이다.


백신 수급 불확실성과 방역 등 이유에서 백신 접종 가능 인구를 크게 웃도는 구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방역당국 설명이다. 특히 방역 관련, 백신 접종 후 면역기간이 6개월 가량이라고 가정하면 접종자의 면역이 사라지는 시점에 대한 대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3500만명 분 이번 추가 예산 규모가 당초 4400만명분 예산을 넘어서게 된 배경도 주목된다. 추가 도입 물량 규모 자체는 당초보다 줄었지만 예산규모는 오히려 늘어난 것.

이와 관련, 방역당국 관계자는 "목적예비비 확보 발표 당시 구매비 전체가 다 반영된게 아니다"고 말했다. 4400만명분 구매비용 전체가 앞선 예산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고, 이번 추경에 일부 반영된 것이라는 뜻이다.

백신 종류별 구매 단가 차이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예산안 이후 추가 구매가 결정된 백신은 노바백스, 모더나, 화이자 등인데 당초 예산안에 포함된 아스트라제네카 보다 도입 비용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단가가 높은 백신 위주로 이번 추가 도입이 구성된 셈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백신 도입 단가는 비공개"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백신 도입 물량을 바탕으로 11월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집단 면역 형성이 내년 말이나 돼야 가능하다는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등의 해외 보고도 나온다.

결국 11월 집단면역을 위한 최대 관건은 차질없는 백신 공급이라는 것이 방역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계약 일정대로 백신 공급이 되지 않으면 접종 속도전이 불가능하고 조기 집단면역 달성도 물건너간다. 결국 이를 대비한 충분한 백신 물량 확보가 필요한 셈이다.

양동규 중앙방역대책본부 자원관리반장은 백신 추가도입 관련,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제조사들의 생산과 공급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상반기 공급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