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안심하고 환자 응대"…호남권서 '화이자' 의료진에 첫 접종

권역별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진행된 3일 오전 광주 조선대학교 병원 의성관 5층 호남권역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접종 대상자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2021.3.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3일 오전 8시30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의성관 5층에 설치된 호남권역(광주시·전남도·전북도·제주도) 예방접종센터.

'화이자 백신'의 첫 접종을 앞두고 의료 인력들이 분주하게 백신접종을 준비하고 있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5도 안팎의 초저온 상태에서 유통, 보관해야 하고 자칫 이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폐기해야 하기에 의료인력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접종센터 의료진들은 '첫 접종'이라는 긴장감과 설렘을 동시에 안고 접종자 명단과 약품 등을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이날 호남권역 예방접종센터의 접종 대상자는 감염병전담병원과 중증환자치료병상병원 등의 의료진과 종사자. 오전 80명과 오후 28명 등 총 108명이 하루 접종 대상자다.


방역당국은 혹시 모르는 비상 상황을 대비해 예비 접종자 명단까지 만들어두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백신 접종실은 칸막이로 나눠졌다. 접종실은 6곳으로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의료인 접종 등 초반 접종 때는 대상자가 적어 4곳의 접종실 만을 운영하기로 했다.

조선대병원 황금빛 간호사(31)는 "국가 재난상황에서 의료인력으로 참여하게 돼 감회가 새롭고 뿌듯하다"며 "같은 의료진에게 접종을 하려니 너무 떨린다"고 말했다.

권역별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진행된 3일 오전 광주 조선대학교 병원 의성관 5층 호남권역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 대상자들이 신분증을 제시하는 등 접수하고 있다. 2021.3.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오전 8시50분쯤 접종 대상자들은 예진표 작성과 대상자 확인 및 접수 절차를 밟고 자신의 예진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9시2분. 드디어 첫 접종자 4명이 센터 내 예진실로 들어왔다. 이날 9시 타임에는 총 12명의 접종자가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된다.

호남권역의 화이자 백신 첫 접종자는 조선대병원 박진영 간호사(41)와 김아라 간호사(31), 조지수 전남대병원 간호사(27), 김준환 화순전남대병원 방사선사(29) 등이다.

예진실에 있던 의사들은 접종자들을 상대로 예진표를 검토, 두드러기 등 부작용 사례를 몇 차례 강조하는 등 접종에 대해 설명했다.

예진을 마치고 접종실 앞에 선 조지수 간호사는 "무섭고 걱정이 되지만 의료진이 먼저 접종에 나서는 만큼 일반 시민들도 믿고 접종을 했으면 좋겠다"며 "오늘도 나이트(밤) 근무를 마치고 왔는데, 하루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돼 덜 바빠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접종실 한편에 마련된 백신 보관실에서는 약사가 해동된 화이자 백신 주사액을 생리식염수와 희석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권역별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진행된 3일 오전 광주 조선대학교 병원 의성관 5층 호남권역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접종 대상자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2021.3.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백신 지금 나갈게요"

9시14분쯤 백신 보관실 앞 한 의료진의 목소리에 모두가 긴장했다. 적막 만이 흐르는 조용한 접종실로 약품 트레이에 담긴 주사기가 옮겨졌다.

"따끔합니다"하는 의료진의 안내와 함께 네 사람의 팔에 주사바늘이 찔러졌다.

바늘이 빠져나오고 소독솜으로 부위를 문지르던 접종자들은 서로 "생각보다 아프지 않은데?"라고 이야기하며 대기실로 이동했다.

이날 첫 접종자 중 하나인 김아라 간호사는 "접종 전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접종을 마치고 나니 아프지도 않고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다"며 "독감 접종보다도 아프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항체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일선에서 환자를 마주할 때 안심하고 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두번째로 접종을 마친 이선자씨(63). 국립나주병원에서 세탁업무를 하고 있다는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전날 밤잠을 설쳤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나이 때문에 불안함도 컸고 첫 순서라서 불안해 맞기 직전 까지 겁을 먹었다. 양 손에 주먹을 꽉 쥐고 주사를 맞았다"며 "(하지만) 접종을 마치니 벌써부터 안심이 된다. 몸 속에 '항체'가 생긴 것 같은 기분이다"고 덧붙였다.

권역별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진행된 3일 오전 광주 조선대학교 병원 의성관 5층 호남권역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 대상자들이 접종을 받은 뒤 전산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2021.3.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오전 9시36분. 12명의 접종자에게 백신 투여가 끝났다.

이들 12명을 시작으로 호남권역예방접종센터에서는 오는 3월9일까지 총 508명의 접종이 예정됐다.

박향 광주시 건강복지국장은 "현재까지 광주시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등 총 백신 접종자는 6000명 정도"라며 "시민들이 먼저 접종을 마친 의료인력을 보고 심적으로 안정을 찾아 하루 빨리 접종 후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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