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에 존재감 없는 김종인…당 안팎 '책임론'에 리더십 '흔들'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국민의힘 규탄 및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4·7 보궐선거 경선을 앞두고 당 안팎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계속된 '안철수 필패론' 부각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인물난과 외부인사 영입 실패, 토론 흥행 부진 등으로 당내 후보가 기대만큼 부각되지 않은 점도 '김종인 책임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3일 야권에서는 김 위원장을 향해 "패배주의 발상", "국민의힘에 더 필요한 사람은 안철수" 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기호 2번 출마'를 놓고 불필요한 논쟁이 계속되면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기호4번'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안 대표에 대해 "기호 2번 국민의힘이냐, 기호 4번 국민의당이냐 이걸 강조했을 때, 과연 4번 가지고서 선거를 이기겠다고 확신할 수 있나"라고 직격했다.

또 "무슨 생각으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제3의 후보라는 사람을 데리고 단일화를 하고 그렇게 된다고 하면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는 게 기본적 내 생각이다. 현재 나타나는 지지율이란 건 진짜 지지율이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이미 양대 보궐선거에서 김 위원장의 역할은 아무것도 없다"며 "몽니나 심술 부리지 마시고 판세가 흘러가는대로 따르라. 그게 4월 7일 아름답게 퇴진하는 길"이라고 했다.


지난 2일엔 "이미 자당 후보가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패배주의 발상"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자당 후보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라. 끝까지 심술부리는 모습은 서울시장 승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촉구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김종인 발(發) 기호 2번 논란, 참으로 유치찬란하다. 지금 시점에서 기호 2번, 4번을 논하는 것이 우리 진영 전체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장 의원은 "선거 운동 못해준다고? 그렇다면 진작에 당 밖의 3지대 후보들에게 국민의힘 입당 없이는 단일화도 없다고 했어야지, 이제 와서 국민의힘 후보가 아니면 선거를 도우지 못한다고 겁박하는 것은 단일화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도대체 이게 무슨 고약한 심보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제발 후보들끼리 알아서 잘 할 수 있도록 가만히 있어 주시면 안 되겠나"라며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 되던,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 되던, 지금 국민의힘에 더 필요한 사람은 김종인 위원장이 아니라, 안철수 후보"라며 "당을 대표하는 분이 단일화를 앞두고 재를 뿌리는 잡음을 내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적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고(故) 박완서 작가의 책 구절을 인용해 김 위원장을 우회 저격했다. 그는 "박완서 선생님의 '그 남자네 집'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며 "'수술을 잘 못 했으면 국으로 가만히나 있을 것이지'라는 대목이 괜히 와 닿는다"고 전했다.

보궐선거 당내 경선 발표를 코앞에 두고 의원들의 이 같은 지적이 나온 배경에는 본격적인 당권경쟁 국면으로 접어드는 수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