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티카·안전지대·마리떼를 아시나요?"…X세대 90년대 패션의 귀환

(왼쪽부터) 재론칭된 노티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안전지대 패션의류 이미지

#90년대를 추억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는 고3이 된 성시원이 아버지에게 당시 유행하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청바지를 사달라고 조르는 장면이 나온다. 마리떼 프랑스와 저버는 90년대 게스, 캘빈클라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청바지 유행을 주도했던 브랜드다. 마리떼 외에도 노티카, 인터크루, 미치코 런던, 닉스, 후부(FUBU). 안전지대, 291513 스톰 등은 90년대 길거리 패션을 장악하며 당대의 '스트리트 캐주얼'로 큰 인기를 끌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티카, UCLA,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부터 안전지대까지 30년 전 유행했던 패션 브랜드가 복고 트렌드를 타고 재론칭되며 부활하고 있다. 유행이 지난 것으로 치부됐던 브랜드가 레트로 열풍에 '프리미엄 스트리트 패션' 또는 '하이엔드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부상하며 MZ세대(18세~34세)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17,410원 ▼400 -2.25%)은 지난달 뉴트로 감성으로 2030을 겨냥한 '노티카(nautica)' 브랜드를 온라인 전용으로 론칭했다. 신세계인터는 90년대를 풍미한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 노티카의 국내 판권을 지난해 확보해 올해 봄부터 운영하게 됐다.

노티카는 1983년 뉴욕에서 시작한 글로벌 브랜드로 1990년대 시그니처 점퍼와 셔츠, 팬츠 등의 스테디셀러 아이템을 만들며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노티카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재론칭해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와 무신사에 단독 입점시켰다. 커다란 노티카 로고가 돋보이는 로고 플레이 디자인의 편안한 맨투맨 셔츠, 후드티, 조거 팬츠를 선보이며 복고 열풍을 주도할 예정이다.

90년대 X세대가 선망하던 청바지의 대명사였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Marithé François Girbaud)'는 패션업체 레이어가 2019년 재론칭해 들여왔다. 올해 2월 서울 여의도에 '더현대서울' 오픈과 동시에 첫 오프라인 입점을 진행했다. 90년대 연예인들이 즐겨 착용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는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로, MZ세대를 타깃으로 데님, 티셔츠 등 편안한 현대적인 캐주얼 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UCLA 브랜드 이미지컷/사진=동광인터내셔날

이스트팩 가방과 더불어 90년대 고등학생·대학생 프레피룩(사립학교 패션)의 대명사였던 UCLA도 부활한다. 패션업체 동광인터내셔날은 최근 캐주얼 브랜드 UCLA를 국내 공식 론칭하면서 다양한 UCLA 빅 로고 플레이의 반팔 티셔츠, 후드 티셔츠, 맨투맨, 캡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UCLA는 일단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출발해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1997년 젝스키스가 '기사도'를 부르며 착용해 화제가 된 '안전지대'도 다시 유행하고 있다. 90년대 패션피플의 사랑을 받은 안전지대는 2000년대 초반 패션업계에서 갑자기 자취를 감췄는데 창업자의 아들 박기표 대표가 2020년 이 브랜드를 재론칭했다. 90년대 당시 한자 로고와 은색 자수 디자인으로 일본 브랜드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안전지대는 '메이드 인 이태리' 프리미엄 라인까지 론칭하며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매장을 열며 화려하게 컴백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가 전 세계적인 레트로 열풍을 타고 부활하고 있다"며 "지금 3040이 된 X세대에게는 유행이 지나간, 한물 간 것처럼 느껴지는 브랜드가 Z세대에는 너무나 신선하고 힙한 이미지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COVID-19)로 대두한 캐주얼 강세와 더불어 90년대판 레트로 스트리트 캐주얼의 인기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라며 "의류 외에도 어그, 닥터마틴, 버켄스탁 등 90년대와 2000년대 인기를 끌던 슈즈 브랜드도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