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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전투력 상실'…끝내 꿈 꺾인 변희수 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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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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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0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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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전역 처분 취소 행정소송 제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8.11/뉴스1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전역 처분 취소 행정소송 제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8.11/뉴스1

"어릴 때부터 군인이 꿈이었다. 성별을 떠나 나라를 지키는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변희수 전 육군 하사(23)가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변 전 하사는 2019년 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 받은 후 지난해 강제 전역 조치됐고 이후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4일 성명을 내고 "(변 전 하사가)뿌리깊은 차별과 혐오에 맞서다 사망했다"며 "평등법 제정 논의가 조속히 착수되기를 국회에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 독일, 미국 등 20여개 국가에서는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허용하고 있다.


'심신장애' 보다 임무 수행 기능 여부 따져야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12일 오전 대전 중구 대전·충남지방병무청에서 입영대상자들이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 2020.8.12/뉴스1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12일 오전 대전 중구 대전·충남지방병무청에서 입영대상자들이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 2020.8.12/뉴스1

국방부는 지난달 1일 병역판정 신체검사 검사규칙을 개정해 '성주체성 장애'라는 용어를 '성별 불일치'로 정정했다. 이전 용어가 성 정체성을 교정과 치료의 대상으로 보게 만든다는 지적을 수용하면서다.

성별 불일치 해당인에 대한 병역 판정 기준도 바꿨다. 개정 전엔 장애 수준을 나눠 일괄 판정했다면 개정 후엔 '생활기록부, 정밀심리검사 결과와 정신의학적 평가로 성별 불일치 상태가 확인된 사람'의 '사회적·신체적 변화로 인한 군 복무 적응 가능성'을 판단토록 했다.

해당 개정 내용은 변 전 하사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국방부가 규칙을 개정한 날 육군은 인권위가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은 인권침해'라며 복직을 권고한 데 대해 불수용 뜻을 밝혔다.

인권위는 심신장애에 해당하더라도 임무수행이 가능하다면 무조건 전역시켜야 하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2017~2019년 군에서 전역심사대상인 심신장애 3급 이상으로 판정된 사례는 194건이다. 이 중 15.5%인 30건만 전역처분됐고 모두 본인이 전역을 희망했다. 근본적으로 신체검사 기준을 현재 '질병 및 심신장애'에서 '복무 적합성'으로 개편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변 전 하사는 2017년 기갑병과 전차승무특기로 임관해 경기 북부의 한 부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했다. 그는 국군수도병원에서 군의관으로부터 젠더 디스포리아 진단을 받아 호르몬 치료를 받았지만 전차조종수로서 군 임무 수행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변 전 하사의 안타까운 사망에 대해서 애도를 표한다"고 했으나 성전환 군인에 대한 인식 변화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성기 없는 남성·유방 없는 여성 = 군인에 부적합한 '비정상적 신체'


성전환을 이유로 군 복무를 금지한 법문은 없다. 변 전 하사의 강제 전역은 그의 '신체적' 변화 때문이었다. 육군은 변 전 하사가 전투력 상실 상태라고 주장했다. 성기 손실로 인한 '심신장애'에 따른 조치이지 '성별'과는 무관하단 것이다. 성기의 상실이 '심신장애' 판단의 이유다.

군은 변 하사의 성전환이 '위법행위나 고의로 심신장애를 초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군인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이 경우는 강제 전역 사유에 해당한다. 변 전 하사는 성전환 수술 후 '음경 상실과 양측 고환 결손' 등 사유로 장애 3급을 받고 전역 조치됐다.

군인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성별을 상징하는 부위의 보존 여부'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성별을 상징하는 신체 부위의 유무로 '정상성'을 판단하고 이를 토대로 군인으로서의 기능을 판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단 지적이 나온다.

변 전 하사 사례에 앞서 예비역 중령 출신의 피우진 전 국가보훈처장은 군 복무 당시 유방암으로 양쪽 유방을 제거했다. 군은 '유방 상실'을 심신장애로 보고 2006년 그를 강제 전역시켰다. 피 전 처장은 이에 맞서 인사소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당시 법원은 "수술 후에도 현역으로 복무하는 데 장애가 없다"는 이유로 피 전 처장 손을 들어줬다. 피 전 처장은 2008년 5월 군에 복귀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여성 유방과 남성 성기 손실을 군인으로서의 전투력과 기능의 손실로 판단하는 건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며 '정상성'을 규정해놓고 사람을 정상이다 아니다 판단하는 건 차별"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20여개국서 성전환자 군 복무 허용…'성형 수술' 비용 내주는 국가도


지난달 10일 미국 국방부 펜타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사진=AFP
지난달 10일 미국 국방부 펜타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사진=AFP


1974년 네덜란드가 최초로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허용한 이래 현재까지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아일랜드, 프랑스, 태국 등이 공식적으로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허용한다.

지난 1월25일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18년 미군 수뇌부는 의회에서 성전환자 복무와 관련해 부대 결속과 징계, 사기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스라엘과 영국, 캐나다는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할뿐만 아니라 성별 불일치를 겪는 장병에 대한 수술, 호르몬 치료, 수술에 따른 성형수술 비용까지 의료보험 처리해준다. 독일에선 성확정 수술을 한 중령급 지휘관이 탄생했다.

지난해 7월 유엔인권최고대표 사무소는 우리 정부에 이와 관련한 의견서를 보냈다. 의견서는 육군이 △변 전 하사의 남성 성기 제거를 장애로 고려한 점 △성 다양성을 병리로 구분하는 게 국제질병분류에 배치되는 점 △변 하사를 전역 조치해 일할 권리를 침해한 점 △성정체성에 기초한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인권법에 위반되는 점 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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