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사람이고 도민이다…경기도, 공공기관 이전추진 철회해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공공기관 3차 이전 추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2.17/뉴스1 © News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경기=뉴스1) 유재규 기자 = 경기도의 공공기관 3차 이전추진에 노조 단체 및 도 산하 직원들의 집단반발이 거세게 일고있다.

4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기도청 정문 일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과 경기도 공공기관 노동조합 총연맹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일방적인 기관이전 재검토 및 노동자 협의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 지사의 경기북·동부지역 7개 공공기관 이전결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모인 무기계약직들이다.

경과원 시설운영직 노동자는 "지난 2006년부터 15년 간, 경과원의 용역직 노동자로 근무했다"며 "하지만 이번 정책에 따라 경과원이 북부지역으로 이전 한다는 소식이 접해졌는데 왜 이전을 하는지, 이전하면 우리(용역직)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답을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저도 지역균형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설명도 없이 일터를 포기하게 하면서 진행되는 지역균형 발전이 의미가 있나요"라며 "저 역시, 도민이자 공공기관의 직원이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했다.


경과원 미화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는 "올해 65세지만 오전 6시 전에 출근해 오후 4시에 퇴근한다. 맞벌이 하는 딸에 외손주도 보고 있으며 남편은 일을 찾기 어려워 혼자 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갑자기 회사를 옮기라 한다. 정말 일을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에 요며칠 잠을 한 숨도 못잤다"며 "우리를 다른 곳으로 보내지 말아달라. 제발 부탁드린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2016년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노동자는 "정부의 공공분야 정규직 전환 발표로 그 기쁨도 잠시, 기관이전 언론보도를 보면서 별 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과연 이 모든 인원들이 북부로 이전한다고 해서 북부지역이 발전할까요"라고 반문했다.

또 "내가 무슨 큰 잘못을 한걸까, 왜 늘 이렇게 무시 당하고 또 가볍게 여겨지나 등 생각을 하게 된다"며 "저도 사람입니다. 공공기관 직원이라는 이유로 힘들게 취업한 젊은 사람들은 함부로 대하면 되겠나. 저도 노동자이자 도민이다"고 했다.

무기계약직들의 호소문에 이어 경과원 등 노조들은 '기관이전 전면 재검토 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날(3일)에는 경기주택도시공사 노동조합(GH공사 노조) 측도 도의 북부이전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1인시위에 돌입했다.

GH공사 노조 측은 "GH공사 직원들의 불만과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라며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수원시 지역주민, 한국노총 공공연맹 등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연대를 통해 전면 재검토될 때까지 반대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뉴스1 DB

앞서 이 지사는 2월17일 기자회견을 갖고 도 공공기관 3차 이전 추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전 대상 기관은 Δ경기주택도시공사 Δ경기신용보증재단 Δ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Δ경기연구원 Δ경기농수산진흥원 Δ경기복지재단 Δ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다.

이 지사는 "경기북·동부 지역의 발전이 더딘 이유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비롯해 군사안보나 수자원 관리 등 중첩규제로 인해 오랜 기간 지역 발전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사람이든 지역이든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을 하고 있다면 이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이 공정의 가치에 부합하고 이것이 균형발전을 위한 길이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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