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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판결문에 힘난 LG "SK 주춤할 때 美 공장 투자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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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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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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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SK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판결문을 공개했지만 이변은 없었다.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22개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조기패소판결을 유지하기로 했다. SK가 미국 바이든 정부에 ITC 판결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요청한 가운데 LG는 미국 테네시주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며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ITC는 4일(현지시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문을 통해 "예비 결정 검토 결과 SK에 대한 조기패소판결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0일(현지시간) ITC는 SK의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해 10년간 제한적으로 수입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고객사들에 돌아갈 피해를 우려해 포드 공급 제품에 4년, 폭스바겐에 2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합의 촉구에도…"예상 합의금 조단위 차이 나"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제1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제1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유예기간을 얻은 포드와 폭스바겐은 양사 합의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판결 직후 성명을 통해 "유예기간은 최소 4년으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며 "궁극적으로는 두 업체가 법정 밖에서 합의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도 "두 회사의 합의가 미 제조사와 노동자들에 최선의 이익"이라며 양사 합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에선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나서 거듭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 정 총리는 전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양사가 싸우는 건)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며 "신속하게 결론을 맺는 것이 양사 이익에도 부합하고 국민 기대에도 부응하는 길"이라고 합의를 촉구했다. 정 총리는 지난 1월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도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양사가 나서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큰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양사가 원하는 합의금 규모의 차이가 커 현재로선 합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3년간 이어진 쟁송 과정에서 합의금은 징벌적 손해배상 금액을 합쳐 9조원 이상까지 회자됐다. 배터리업계는 ITC 판결을 전후해 LG 측이 2조8000억~3조원 가량을 잠정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 측 안은 이에 반해 수천억원대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LG측은 이날 콘퍼런스콜을 열고 합의금에 대해 "시장에 알려진 대로 합의금 산정 방식이나 규모 면에서 SK가 제시한 금액과 조 단위 차이가 나는 게 맞다"며 "양사의 합의는 총액에 근접해야 각론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 반격 카드는 美 바이든 거부권 행사…4월 중 결정


ITC 판결문에 힘난 LG "SK 주춤할 때 美 공장 투자 가속화"
상황이 이렇다보니 SK가 현재 기댈 곳은 미국 바이든 정부의 거부권 행사뿐이다. 미국 대통령은 공정경쟁 등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 ITC 결정 심의 기간인 60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SK가 배터리 공장을 짓는 미 조지아주는 거부권 행사를 위한 대표적 우군이다.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배터리 공장은 해당 주 역사상 최대 외국인 투자 규모로 손꼽힌다.

브라이언 켐프 미 조지아주 주지사는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에 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켐프 주지사는 "불행히도 ITC 최근 판단은 SK의 '청정 에너지' 분야 2600명의 일자리창출과 혁신 제조업에 대한 상당한 투자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SK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ITC의 결정은 수입금지 명령 등이 공익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처럼 ITC 결정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대통령 검토(Presidential Review) 절차에서 적극적인 소명하고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는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저하 △시장 내 부당한 경쟁제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지연으로 인한 탄소 배출 등을 근거로 들어 판결문이 부당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SK이노는 "이런 모호한 결정으로 정당한 수입조차 사실상 차단됐다"며 "심각한 경제적, 환경적 해악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신에 따르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여부에 앞서 미 상무부에서 양측 의견을 듣는 절차가 진행중이다. 미 교통부도 양사간 배터리 분쟁에 대해 ITC 판정을 검토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4월 중 거부권 행사 여부가 결정되면 SK는 6월 내로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LG "거부권 걱정 안해"…美 배터리 공장 투자 가속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LG화학 유럽공장. LG화학은 작년 1분기에 유럽공장의 1차 생산라인을 완공했으며, 현재 계속 증설중이다./사진=LG화학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LG화학 유럽공장. LG화학은 작년 1분기에 유럽공장의 1차 생산라인을 완공했으며, 현재 계속 증설중이다./사진=LG화학
LG는 미국 정부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LG측은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판결 내용을 보면 미국의 전기차 산업을 보호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공익적 판단들이 구제조치 안에 아주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반영돼있다"며 "공익까지 심도있게 검토해서 나온 결정이고 이런 부분이 수입금지 유예기간을 충분히 주는 형태로 나왔기 때문에 무역대표부나 백악관이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SK가 주춤한 새 미국 시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미국 테네시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추가로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본 파나소닉을 제외하면 사실상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게 되는 모양새다. 공장이 세워지면 미국 내 생산규모만 65GWh(기가와트시)에 달할 전망이다.

LG는 컨콜에서 "미국 투자계획은 당연히 있다"며 "시장 성장에 대응하도록 선제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주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뿐 아니라 글로벌 OEM 물량,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ESS고객까지 수주됐고 추가 수주도 예정됐다"며 "선제적인 생산량 확장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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