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거짓후기 속지 않게…전자상거래법 전면 수정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사전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공정거래위원회

앞으로 온라인 플랫폼 상품 검색 시 '순수 검색결과'와 '광고'가 명확히 구분된다.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앱, 앱마켓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맞춤형 광고를 원하지 않으면 일반광고만 선택해 볼 수 있고, 전자상거래 업체가 직접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는지, 단순중개만 하는지 등도 미리 확인가능해진다.
“검색 결과인지, 광고인지...” 명확하게 표시한다

전자상거래 구조/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달 1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

2002년 제정한 전자상거래법은 전자상거래 업체의 소비자 대상 갑질을 막기 위한 법이다. 공정위는 현행법이 급변하는 온라인 거래 시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전부개정을 추진한다.

우선 업체가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정보를 대폭 확대한다. 소비자가 광고 제품을 순수한 검색 결과로 오인해 구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광고여부를 표시하도록 했다. 검색·노출 순위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도 표시하도록 했다.


소비자가 '거짓 이용후기'에 속지 않도록 전자상거래 업체에 이용후기 수집·처리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소비자의 기호·연령·소비습관 등을 반영한 광고를 인기상품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맞춤형 광고’라는 사실을 표시하고, 소비자가 맞춤형 광고를 원하지 않으면 일반광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행정기관장·시도지사 등이 리콜 명령을 발동할 때 전자상거래 업체는 회수·수거·폐기 등에 협조해야 한다. 신속한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일정규모 이상 사업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리콜 관련 기술적 조치를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중개만 합니다” 책임 못 피한다

이희숙 한국소비자원 원장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사전브리핑에서 '전자상거래 소비자피해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일부 전자상거래 업체가 “우리는 중개만 할 뿐”이라며 소비자 피해 책임을 회피해온 문제에 대해서도 대응한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직접판매’와 ‘중개거래’를 함께 수행하는 경우 소비자는 거래 당사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가리기도 힘들다.

앞으로 업체는 직접판매 상품과 중개거래 상품을 각각 구분·표시하고 거래 과정에서 수행하는 청약접수·대금수령·결제·배송 등 업무내용도 표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해 소비자 오인을 유발할 경우 배상책임을 명확히 하는 방안도 담는다.

당근마켓처럼 소비자 간 거래를 중개하는 C2C 플랫폼은 연락 두절, 환불 거부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자에게 거래 상대방 신원정보를 확인·제공해야 한다. C2C 플랫폼에는 ‘결제대금예치제도’(에스크로) 활용을 권고하기로 했다.

“외국 기업도 예외 없다”

신봉삼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사전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밖에 전자상거래 업체의 허위·과장·기만적 소비자 유인 행위를 막기 위한 ‘임시중지명령제도’는 발동 요건을 완화했다.

소액·다수의 피해를 부르는 허위·과장·기만적 소비자 유인 행위시 동의의결제를 통해 신속하게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도록 했다. 동의의결제는 기업의 자진시정·피해구제를 전제로 위법 여부를 가리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해외 전자상거래 업체라도 한국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전자상거래법 적용 대상임을 명확히 규정했다. 한국 주소·영업소가 없는 대형 해외 전자상거래 업체에는 한국 대리인을 지정하고, 분쟁해결·문서수령 등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소비자의 피해가 내실 있게 구제될 것”이라며 “온라인 플랫폼도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혁신해나가며 성장하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