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콱' 물어뜯는 맹견 "견주 사전 교육 매우 부족"

맹견으로부터 개물림 사고를 당해 피해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개물림 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맹견보험 등이 있지만 사고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는 부족한 실정이다.
입마개 안 한 맹견... 다른 개에 달려들고 견주까지 물어뜯는다최근 입마개를 채우지 않은 맹견에 물려 피해를 입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맹견이 다른 개에게 달려들어 공격하고, 견주는 이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맹견에게 급습을 받아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지난달 28일 가평군 청명면의 한 공원에서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맹견 로트와일러에 자신과 자신의 반려견이 공격당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가평군 개물림 사고 게시글 사진. 견주는 맹견 로트와일러를 떼어내려다 크게 다쳤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해당 피해 남성 A씨는 죽일 듯이 쫓아오는 로트와일러를 피해 강아지를 안고 도망쳤으나 로트와일러에게 밀쳐져 바닥에 넘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저희 강아지는 순식간에 배를 물렸고 저는 떼어내려다 손과 얼굴을 물려 크게 다쳤다"며 "현재 얼굴은 10바늘 꿰멨고 강아지도 복부를 꿰매고 현재 치료중"이라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에서 입마개를 채우지 않은 로트와일러에게 B씨의 반려견 스피츠가 물려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B씨 역시 로트와일러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공격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로트와일러가 스피츠를 사망에 이르게 한 시간은 15초에 불과했다.

경기도 가평군에서 일어난 개물림 사고에 대해 강형욱 동물훈련사가 5일 자신의 SNS에 "보호자로부터 로트와일러를 분리시켜야 하고 가해자는 조사를 받고 죄에 맞는 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사진=강형욱 SNS 캡쳐

맹견보험 실효성 있나.... "견주들 대상 사전교육 필요할 때"개물림 사고를 사후적으로 보상·처리하는 제도가 동물보호법으로 보장돼 있으나 계속해서 발생하는 개물림 사고를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 12일부터 맹견으로 인한 신체·재산상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맹견 5종(△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 소유자가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적용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개물림 사고가 견종 구분 없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맹견 책임 보험 가입 대상 견종을 5종으로 한정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 80대 노인을 물어 숨지게 한 배우 김민교의 견종 '벨지안 쉽독'은 맹견 5종에 포함되지 않는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강시민공원에서 반려견이 산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개정된 동물보호법을 지난 12일부터 시행, 맹견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됐다. 또한 동물 판매업자는 등록대상 동물을 판매할 때 구매자 명의로 동물등록 신청을 하도록 해야 하며 동물 학대와 유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2021.2.14/뉴스1

개물림 사고 예방 교육도 부족한 상황이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12조에는 맹견 소유자가 맹견 사육 방법, 안전 관리, 동물보호 교육을 이수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신규 맹견 소유자는 지정된 기관에서 맹견 소유 6개월 이내 3시간, 이후 매년 3시간 동안만 정기교육을 받는 것에 그친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개물림 사고는 맹견뿐만 아니라 작은 개에서도 발생한다"며 "최근에 발생한 개물림 사고는 맹견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오히려 보호자가 반려견을 어떻게 키우느냐를 놓고 논의해봐야할 문제"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견주들에 대한 개물림 사고 예방 교육이 매우 부족하다"며 "반려견을 들이고 나서의 사후 안전교육보다는 오히려 반려견의 공격성을 잠재우고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반려견으로 키울 수 있는 견주들에 대한 사전교육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