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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뺏으려고 "연봉 50% 더"…대기업도 들썩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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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욱 기자
  • 이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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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0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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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코로나가 부른 IT개발자 대란 (上)

[편집자주] IT 개발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랜드가 우리 사회, 경제 전분야로 확산되면서 이에 대응할 IT 서비스 개발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져서다. 기업들은 웃돈을 제시하면서까지 능력있는 개발자 구하기에 혈안이 됐다. 최근 벌어지는 IT개발인력 쟁탈전의 양상과 원인, 해법을 짚어본다.


올해만 1만명 부족…뺏기면 죽는 개발자 쟁탈전


개발자 뺏으려고 "연봉 50% 더"…대기업도 들썩들썩
# 중소 인터넷기업 A사는 최근 영상서비스 관련 개발자들이 한꺼번에 퇴사하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이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좌초위기에 빠진 것. 퇴사한 개발자들은 대형 이커머스 업체 P사로 이직했다. P사는 A사 개발자들에게 기존 연봉보다 50%를 올려주고 인센티브 등 최고 대우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P사는 조만간 출시할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A사 관계자는 "새로 개발팀을 구성하더라도 언제 프로젝트가 재개될지 기약할 수 없게됐다"면서 대응책을 고심중이다.

◇IT 서비스 고도화에 '즉시 전력' 확보 관건…경쟁사 인재에 눈독=정보기술(IT) 업계에 개발인력 확보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인터넷과 게임 같은 IT업계는 물론 금융과 유통, 제조,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업종을 초월한 전방위적 개발인력 쟁탈전이 벌어져서다. 한국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주요 IT 분야의 올해 인력 부족 규모는 1만여명, 내년에는 1만5000여명에 달한다. 개발자 부족현상이 '대란' 수준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역대 최대 규모의 개발자 채용에 나선 것도 쿠팡,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토스 등으로 개발자가 대거 유출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SW(소프트웨어) 개발 핵심임원이 최근 쿠팡으로 이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막대한 연봉과 인센티브를 내건 개발자 유치전에는 삼성조차 예외가 아님이 확인된 것이다.
개발자 뺏으려고 "연봉 50% 더"…대기업도 들썩들썩

올 들어 개발 인력난이 심화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폭증해서다. 음식배달·교육·금융·콘텐츠 등 모든 생활 영역에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그만큼 개발 인력은 부족해졌다. IT 개발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고용성장률이 가장 높은 직업 중 하나였지만,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기업들은 특히 즉시 전력감인 10년이상 경력직 IT 개발자 확보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최근 이직 서비스인 '리멤버 커리어'가 채용 제안을 많이 받은 직군을 분석한 결과, 개발자가 많은 IT·인터넷 기업 직군이 42%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 IT업체 관계자는 "10년차이상 팀장급 모바일앱 개발자는 지옥 끝까지 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얘기가 나돈다"고 말했다.

◇경쟁사 인재 영입 시도하며 마찰 빚기도…무리한 요구 개발자도 늘어=사정이 이렇다보니 우수 개발자 유치를 놓고 업계의 마찰도 적지않다. 최근 우버와 모빌리티 합작법인을 설립한 SK텔레콤이 경쟁사인 쏘카의 개발관련 현직 임직원들을 영입하려 지속적으로 접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에 쏘카는 SK텔레콤에 공식 항의했다.

개발자 유치경쟁을 역이용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개발자들도 적지 않다. 최근 스타트업 A사는 중견 게임사에 재직중인 개발자 C씨를 영입하기 위해 최고기술경영자(CTO) 직책을 비롯해 억대 연봉, 팀원 채용권, 스톡옵션을 제안했다. 그러나 C씨는 추가로 회사 지분 30%와 본인이 데려오는 5명의 고액 연봉까지 보장하라고 요구, 결국 A사는 채용을 포기했다.

헤드헌팅 업체 한 관계자는 "코로나가 확산된 최근 1년 사이에 경력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엄청나게 높아진 것을 실감한다"며 "개발자는 제조업으로 치면 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와 같은 존재인데 비대면 IT서비스가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확산되니 자연스레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발자 뺏으려고 "연봉 50% 더"…대기업도 들썩들썩

이진욱 기자


적자기업마저 "1200만원 더"…IT업계 연봉인상 '광풍'


개발자 뺏으려고 "연봉 50% 더"…대기업도 들썩들썩
게임업계에서 시작된 개발자 대상 '쩐의 전쟁'은 최근 IT업계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가히 우수 개발자 이탈과 타사 개발자 유치를 위한 연봉인상 도미노인 셈이다.

지난달 1일 신입사원 초봉 800만원 인상을 발표한 넥슨을 비롯해 올해 파격적인 조건으로 개발자 채용에 나선 게임업체는 무려 8곳에 이른다. 넥슨과 함께 업계 쌍두마차 격인 엔씨소프트 역시 3대 게임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파격적 연봉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달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개발자 최저 연봉 5000만원과 스톡옵션 등을 내걸고 나서자, 배달의민족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도 개발자 초봉을 6000만원으로 올리며 치고받는 연봉인상 레이스에 합류했다.

◇올해는 게임이 시발점…토스·쿠팡 등 '개발자 쓸어담기'는 상시적=
넥슨 본사 스케치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넥슨 본사 스케치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올해는 게임업계지만 상시적 인력난에 시달리는 IT업계는 '개발자 대이동'이 연례행사처럼 이뤄지고 있다. 2019년 초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내건 이전 직장의 150% 연봉,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 등 파격조건은 업계 가이드라인처럼 자리를 잡았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개발자 경력 채용의 문을 상시로 열어두고 있다. 언제든 필요한 조건을 제시하라는 의미다.

뉴욕증시 상장을 앞둔 쿠팡은 개발자 블랙홀로 불릴 정도다. 쿠팡은 2000명에 이르는 개발 인력을 보유한 것도 모자라 지난해 하반기 입사 보너스로 5000만원을 지급할 정도로 투자에 적극적이다.

당장의 물량 공세가 어려운 기업들은 복지 혜택을 강화하는 변칙적인 방법을 쓴다. 전세자금대출 이자 지원을 비롯해 근속연수에 따른 유급휴가, 기숙사·단체보험 제공 등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정도만으로는 높아진 개발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적자 기업도 무리한 연봉 인상…소비자에 부담 전가될수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형 게임사와 IT기업들의 연봉 인상 행렬에 위기를 느낀 중소 업체들도 하나둘씩 동참하고 있다. 중소 게임사 베스파는 최근 임직원 연봉을 1200만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앞서 연봉을 인상한 게임사들과 달리 연봉인상을 감내할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서다. 실제 넥슨, 넷마블 등 연봉 인상에 선제적으로 나선 업체들은 코로나19 수혜를 입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반면 베스파는 적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82억원, 영업손실 3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34%, 영업손실은 269% 늘었다. 그럼에도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극약 처방을 내린 셈이다.

적자인 베스파마저 연봉 인상에 나서자 다른 군소 게임사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벌이는 줄었는데 고정비 부담만 커질 것을 걱정해서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게임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다수 중소 게임사들의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5인 미만으로 구성된 게임 제작·배급 업체(131개사)들 중 52.9%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경쟁력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연봉인상으로 인건비가 대거 상승하면 수익성 유지를 위해 아이템판매나 서비스 이용료를 올릴 수 밖에 없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연봉을 인상한 업체들은 대부분이 성장중이거나 대규모 자본을 유치한 경우"라며 "실적이 악화된 중소업체들이 무리하게 연봉을 인상할 경우 적자가 크게 늘어나 자칫 도산사태가 벌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동우, 이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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