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LH…"공부해서 투자", "고발자가 ㅆㄴ", 시민 조롱까지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에 묘목이 빼곡히 심어진 모습./사진=뉴스1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불법 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일부 LH 직원들 사이에서 적반하장 식의 반응이 이어져 공분을 사고 있다.

LH 직원들, 땅 투기 직원 대신 제보자 욕…시위하는 시민 조롱도

LH 직원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통해 올린 글(왼쪽), LH 본사 앞에 시위를 위해 모여든 시민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8일 한 LH 직원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통해 최근 자사 직원들이 사내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를 향해 비난성 글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내 메신저를 통해 불법 투기 정황이 담긴 대화를 한 신입사원을 두둔하는 글을 봤다고 밝히며 "그 'ㅆㄴ' 이러면서 고발자 욕을 하더라"고 적었다.

또 A씨에 따르면 최근 블라인드 내 LH 라운지에는 범죄 혐의 없이 투기 의혹을 받는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건 지나치다는 취지의 글과 인사처가 직원을 '청렴선구자'로 잘 키웠다며 제보자를 비꼬는 듯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블라인드에는 경남 진주의 LH 본사에 근무 중인 직원으로 추정되는 B씨가 LH 직원의 투기 의혹을 규탄하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의 사진을 찍어 올리고 "층수 높아서 안 들려. 개꿀~"이라며 조롱하는 듯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공부해서 투자", "내부정보 악용한 것마냥 시끌시끌"…적반하장 LH 직원들

LH 직원들이 블라인드를 통해 'LH 직원 투기 의혹'에 대한 생각을 밝힌 글./사진=블라인드 캡처

LH 직원 10명의 광명·시흥 땅 토지 거래 정황이 알려진 직후에도 일부 LH 직원들이 블라인드를 통해 투기 의혹을 두둔하는 반응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지난 4일 직원 C씨는 블라인드를 통해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느냐"며 "내부정보를 활용해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투자한 건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 D씨도 "1만명 넘는 직원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걸렸을 수도 있는데 무조건 내부정보 악용한 것 마냥 시끌시끌하다"며 "막말로 다른 공기업·공무원 등 공직 쪽에 종사하는 직원 중 광명 쪽에 땅 산 사람 한명 없겠냐"고 했다.

'굳이 직원들끼리 한 필지를 공유지분으로 나눠 산 것은 기획부동산 아니냐'는 지적에 한 직원은 "공유지분이 불법이냐"고 도리어 반발하기도 했다.
LH 직원들 적반하장에…"고양이에게 생선 맡겨야 하느냐" 공분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처

LH 직원들의 적반하장 식 블라인드 글이 잇따라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회사 내 투기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 짐작도 안 간다"며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블라인드엔 대부분 젊은 직원인데 LH 집단은 위부터 아래까지 썩었다", "선배들부터 시작해서 얼마나 해먹은거냐", "일부 직원의 일탈로 전체를 매도하지 말라더니 일부 직원만 정상인 것 같다", "땅에 빼곡하게 묘목 심어둔 걸 보고도 감싸고 도냐", "문제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내용과 이들이 사들인 경기도 광명과 시흥 등 3기 신도시 지정을 철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 글이 다수 올라왔다.

특히 지난 5일부터 진행된 '제3기 신도시 철회 바랍니다'란 제목의 청원 글은 9일 오전 10시 기준 4만700명 이상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인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야 하느냐"며 LH 주도의 3기 신도시 지정을 철회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