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SNS상에는 청소년을 대신해 술·담배 등을 대리 구매 해주는 '댈구' 관련 게시물이 다수 올라와 있다./사진=SNS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활동하며 청소년에게 돈을 받고 술·담배 등을 대리 구매해 주는 일명 '댈구' 행위를 한 판매자들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에 덜미를 잡혔다.

'댈구'란 술·담배·성인용품 등을 구입할 수 없는 청소년을 대신해 일정 수수료를 받고 구매 해주는 행위를 뜻한다. 최근 해외기반 SNS에서 은밀하게 성행하고 있다.

김영수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9일 "SNS상에서 '댈구' 관련 게시물이 버젓이 올라오며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지난해 5월부터 수사에 착수해 총 12명을 검거했으며 전원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에서 적발된 사례를 보면 판매자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350회에 걸쳐 술·담배를 청소년에게 제공했다. 특히 부모에게 들키지 않고 택배 수령하는 방법을 안내하거나, 수수료 할인행사를 여는 등 청소년이 재구매하도록 유인했다.

다른 판매자 B씨는 지난해 7월 청소년 유해약물 대리구매 제공으로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같은 해 8월 트위터 계정을 재개설해 올해 1월 말까지 팔로워 1698명을 확보했다. 이후 중학생 등에게 360여회에 걸쳐 유해약물을 제공했다.

C씨는 본인 상반신 노출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하고 '댈구' 행위를 하는 것은 물론, 대리구매를 통해 알게 된 여고생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등 추가 범죄 가능성이 우려돼 검거됐다. 판매자 D씨는 자위기구 등 성인용품까지 대리구매 품목에 포함시켰다.

판매자가 청소년인 경우도 적발됐다. 판매자 E양(16세)은 코로나19로 등교하지 않는 날이 길어지자 유흥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습득한 성인 신분증을 이용해 술·담배를 구입한 후 같은 청소년에게 200여 회에 걸쳐 수수료를 받고 이를 제공했다.

F양(15)도 부모 명의를 도용해 전자담배 판매 사이트에서 전자담배를 구매한 후 이를 되파는 수법으로 100여회에 걸쳐 대리구매 행위를 했다.

현행법상 청소년에게 유해약물을 대리 구매해 제공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김영수 단장은 "청소년 대상 '댈구'의 경우 SNS를 통해 은밀히 거래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며 "구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등 2차 범죄 노출 위험이 높아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NS에서 청소년 유해약물을 대리 구매 해주는 '댈구' 행위를 한 판매자들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사진=뉴스1(경기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