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터지자…초등자녀 피아노·태권도 학원부터 끊었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사진=통계청

지난해 초등학생 1명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예체능 부문을 중심으로 24% 급감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감염 우려, 가계 어려움 가중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0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2만1000원으로 전년대비 23.7% 감소했다. 고등학생은 38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5.9% 증가하고, 중학생은 32만8000원으로 3.4% 감소했다.

전체 학생이 아닌 사교육에 참여한 경우만 따지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고등학생 64만원, 중학생 49만2000원, 초등학생 31만8000원이다. 전년과 비교해 초등학생은 9.0% 줄었지만 고등학생과 중학생은 각각 5.2%, 2.5% 증가했다.

참여학생 기준 초등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줄어든 것은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다만 통계청은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교육비 지출 패턴이 급격히 변한 점을 고려해 통계 산출 방법을 변경했기 때문에 2019년과 2020년 두 해만 시계열 비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초등학생의 예체능 관련 사교육비 감소를 과목별로 뜯어보면 음악·체육에서 감소폭이 컸다”며 “예컨대 태권도, 피아노 학원처럼 공동으로 모이는 곳에 보내는 것을 회피한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은 9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1.8% 감소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3조6000억원, 중학교 2조6000억원, 고등학교 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고등학교는 0.3% 증가했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각각 25.2%, 1.8% 감소했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소득수준이 ‘800만원 이상’인 가구의 경우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50만4000원인데, ‘200만원 미만’인 가구는 9만9000원이라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17개 시도별 사교육비를 살펴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43만3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30만6000원, 세종 29만4000원, 대전 29만2000원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