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신한은행도 '탈석탄'…금융권 물들인 ESG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본점/사진제공=하나금융

금융권에서 ‘탈석탄 금융’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지주, 은행들은 연초부터 친환경 활동을 확대하면서 ESG 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해 KB금융을 시작으로 NH농협금융, 우리금융 등도 잇따라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국내·외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채권 인수 등을 중단하는 것이 골자다. 이같은 ‘탈석탄 금융’ 행렬에하나금융그룹, 신한은행도 10일 동참키로 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NEXT(넥스트) 2030 경영원칙’을 발표하면서 ESG 금융을 하나의 축으로 꼽았다. 탈석탄과 함께 탄소중립도 선언했다. 2050년까지 저탄소경제로 전환하고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상반기 안에 ‘환경사회리스크관리체계’를 구축해 금융지원도 선별적으로 할 방침이다. 하나금융만의 ‘지속가능금융체계’도 개발 중이다. ESG 금융 실적을 투명하게 관리하려는 이유에서다. 환경파괴 문제가 불거질 만한 사업에 대해서는 하나은행이 대출을 내주지 않는 식이다. 하나금융은 이를 토대로 올해 안에 ‘적도원칙’에도 가입할 계획이다. 세계 금융기관의 자발적 협약인 적도원칙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환경파괴, 인권침해 소지가 있을 때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국내 시중은행 처음으로 적도원칙에 가입해 ‘환경사회리스크관리체계’ 원칙에 맞춰 금융거래를 진행 중이다. 적도원칙 스크리닝 프로세스에 따라 심사를 수행하는데 베트남 현지 법인을 시작으로 글로벌 지사에도 관련 프로세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금융권은 ‘탈석탄’에서 그치지 않고 녹색금융 지원에도 뜻을 모은다. 수소연료전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PF 투자를 늘리는 식이다. KB금융은 ‘해남 솔라시도 태양광 프로젝트’를 비롯한 친환경 사업에 투자한 바 있다.

금융권은 조직 개편의 방향성을 정하면서도 ESG를 앞세웠다. 신한은행은 전략기획부 안에 ESG 기획팀을 신설했다. 우리금융은 이사회 안에 ESG경영위원회를 새로 꾸렸다. 은행연합회도 은행권의 ESG 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가능경영부를 신설하는 내용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내부적인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 임직원은 지난달부터 개인컵 사용, 대중교통 이용 등 환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달부터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ESG 교육도 기획·실시해 실질적인 업무역량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연내 약 30대의 업무용 전기차를 도입한다. 올해 적도원칙협회 실무그룹장에도 지원한다. 국내외 금융기관 사이에서 적도원칙 관리체계를 공유,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NH농협은행은 매년 전기 사용량의 5%를 재생에너지로 추가 전환해 ‘204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삼았다.

금융권은 ESG 경영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성장 동력을 찾고 있기도 하다. 친환경 사업을 지원하는 ‘그린 뉴딜’과도 맥이 닿는다. 주요 금융지주는 한국판 뉴딜 사업에 발맞춰 저마다 지원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린 뉴딜’을 중요한 영역으로 봤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ESG 중심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국제 금융질서 변화에 부합하는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성장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