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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수 생보협회장 "헬스케어 규제 네거티브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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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강기택 금융부장,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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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5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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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머투초대석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머투초대석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외국에서는 잠을 자다가 악몽을 꾸면 스마트워치가 알림으로 깨워주는 수준까지 헬스케어(건강관리) 서비스가 발전했다. 국내에서도 ‘100세 시대’에 생명보험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헬스케어 서비스 규제는 네거티브(포괄주의)로 전환해야 한다. 먼저 시장을 키우고 단계적으로 규제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임기 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과제로 헬스케어 서비스 규제 완화를 첫손에 꼽았다. 국내 기업들도 외국 못지 않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지만 규제에 가로막혀 국민들의 눈높이에 한참 떨어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정된 업무만 할 수 있는 현행 포지티브(열거주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안 되는 것만 명확히 하고 규제를 모두 풀어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만 적극적으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중 노인빈곤율이 최상위라는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해 생명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연금 상품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세제 지원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오는 18일 취임 100일을 맞는 정 회장을 만나 공공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활성화 등 보험업계 현안과 과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보험연수원장 때와 보험업을 보는 시각이 다를 것 같다. 소감을 말해 달라.
▷한마디로 ‘할 일이 참 많다’고 느꼈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생명보험이다. 하지만 현재 생명보험업계는 저금리, 역마진, 저출산 등 어려움 속에 빅테크(대형 IT기업)의 보험시장 진출, 제판분리(제조와판매분리) 등 새로운 변화의 과정을 동시에 겪고 있다. 생보업계가 역할을 더 잘해야 한다는 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정부, 국회, 언론, 금융업권 등 다양한 관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력할 각오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하고픈 과제는 무엇인가.
▷헬스케어는 규제를 네거티브로 전환하는 것이다. 할 수 없는 몇 가지 항목을 제외하고 다 풀어줘야 시장이 발전한다. 2019년에 일부 풀어줬지만 3만원이 넘는 스마트워치 등 착용형(웨어러블) 기기를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걸로는 부족하다. 외국에서는 스마트워치가 악몽을 깨워주기도 한다. 길을 걷다 쓰러지면 자동으로 의료기관에 알려준다. 그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를 국내 기업들도 다 할 수 있다. 규제 때문에 못한다. 전세계 사람들의 평균수명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헬스케어 분야는 지금보다 앞으로 더 중요성이 커진다. 정부가 고민을 많이 하겠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속도가 잘 안 난다. 국회가 나서서 법안으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공공 보건의료 데이터 문제도 헬스케어를 막는 요인이다. 어떻게 할 건가.
▷최근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이 개정돼 과학적 목적의 가명정보 활용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국회와 시민단체 등이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보험사가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보험사가 보건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데 대해 조심스럽다. 하지만 이를 풀어주면 보험사가 지금 보다 더 다양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기존에 보험가입이 어려웠던 고령자나 유병자의 보험가입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 앞으로 건보공단, 심평원과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보험사의 보건의료 데이터 가명처리 수준, 활용범위, 보안방안 등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위한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100세 시대로 가고 있는데 국내 연금보험 시장은 오히려 침체됐다.
▷국내 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 중 제일 높다. 1위다. 이럴 때일수록 생보업계가 적극적으로 연금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세제 혜택과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경제력이 있을 때 연금을 제대로 마련해 놓지 않으면 노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재정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국민들이 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국가가 해줄 수 있는 건 세제 인센티브 외엔 없다. 해외에서는 세제 혜택 뿐 아니라 보조금도 준다. 노후를 건강하게 보내고 소위 ‘웰다잉’(well-dying)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정부가 인색한 조세정책을 쓰면 안 된다. 출산율을 높이려고 그동안 100조원이 넘는 돈을 썼는데, 노인빈곤율을 떨어뜨리는 데 10분의 1도 안 썼다. 보험사가 안 하겠다고 해도 정부가 적극 나서서 개인연금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험사기 적발률이 매년 최대규모다. 획기적으로 잡을 만한 복안이 있나.
▷보험업 자체가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에 취약한 영역이다. 보험사기는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정도가 심각하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보험사기에 대한 실질적 억제력을 갖도록 특별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보험사기에 연루된 의료인 등 보험 관련 종사자에게 가중처벌을 하고 가로 챈 보험금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일부 요양병원이 문제가 많은데, 전국의 자치단체를 통해 표준화한 모델을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전국 240개가 넘는 자체단체가 병원을 짓고 운영은 건보가 하면 요양병원의 표준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민간에서도 그 이하의 수준으로 운영할 수 없다. 관리가 잘 되는 만큼 요양병원에서 발생하는 보험사기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보험업계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적극적이다. 협회가 지원할 부분도 많을 것 같다.
▷보험업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ESG경영은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다. 알리안츠나 처브 같은 글로벌 보험사들도 이미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 보험업계도 지난 2월에 다 같이 모여서 금융업권 중 처음으로 ESG경영을 선포했다. 단순히 선언적인 의미를 넘어서 회사규모와 경영여건 등 각자의 체력에 맞게 ESG경영의 실행 정도 등을 결정해서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협회는 업계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각사 간 ESG 관련 정보교류 등을 지원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민 신뢰 강화와 연계되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협회 내에 ESG추진팀도 신설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시장 포화로 먹거리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을 친다.
▷시장은 포화상태가 맞다. 그래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으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 최근에 협회가 생보사의 해외지원 진출을 위해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외시장 개척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코트라는 전세계 84개국, 129곳에 해외무역관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정보력뿐만 아니라 인맥도 풍부하다. 이번 MOU를 통해 정보조사뿐 아니라 보험사가 해외에 진출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 감독당국, 학계, 전문가 등 현지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도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협회도 미래전략부를 새로 꾸리고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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