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종은 짐승"… 동양인 기사에 후추 스프레이 뿌린 美 승객

승객들에게 폭행 및 폭언을 당하고 있는 서바카 카드카(32)의 모습. 트위터 캡처.

미국의 한 우버 기사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승객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미국 KPIX5 방송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 운전사로 일하는 네팔 출신 서바카 카드카(32)는 지난 8일(현지시간) 오후 여성 승객 3명에게 끔찍한 봉변을 당했다.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카드카는 여성 승객 3명 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1명에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며 그녀가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인근 주유소로 들어갔다.

그러자 승객 3명은 갑작스레 카드카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후 그의 마스크를 잡아당기고 일부러 마스크를 벗은 채 일부러 기침을 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이어갔다. 그들은 차량 앞에 부착돼 있던 그의 휴대폰을 집어 들고 소리도 질러댔다.

카드카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들 중 한명은 당신 같은 인종은 짐승이라며 소리를 질렀다"고 전했다. 이들이 잡아당긴 카드카의 마스크는 훼손돼 착용이 불가능해졌다.


이들은 차에서 내린 후에도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한명이 조수석으로 다가오더니 후추 스프레이를 뿌려댄 것이다. 카드카는 "조수석 창문이 열려 있어서 스프레이가 그대로 다 들어와 숨을 쉴 수가 없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경찰과 현지 언론은 카드카가 네팔 출신 이민자라는 점, 또한 가해자가 그의 인종과 관련해 폭언을 퍼부은 점 등을 보고 인종차별에서 비롯된 범죄로 보고 있다.

카드카는 "당신들이 미국에서 나고 자랐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인간보다 못한 것은 아니다"며 "이번 사건으로 트라우마가 생겨 다시 우버 일을 못할 것 같다. 너무 위협적이었고 내 삶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은 가해자인 세 여성의 행방을 쫓고 있다. 우버 측 또한 해당 사건에 대해 "매우 심각한 범죄"라며 "가해자 여성이 앞으로 우버를 이용할 수 없도록 우버 계정을 정지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사건이 알려지며 현지에서는 8년 전 이민을 와 가족을 부양하며 살고 있는 카드카에 대해 '고펀드미'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펀딩은 게재된 지 8시간 만에 2만862달러가 모여 목표액 2만 달러를 훌쩍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