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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가 뭐기에…국민 우롱한 'LH 직원' 왜 못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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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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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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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IT]Insight + Insider

'블라인드'가 뭐기에…국민 우롱한 'LH 직원' 왜 못잡나
"우리 회사 연봉 진짜 짜, 최악이야"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회사 욕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 켠에선 '회사가 진짜 날 찾으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에 썼던 글을 지우기도 한다. 블라인드는 회사 생활에서 쌓인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직장인 필수앱으로 자리를 잡았다.

블라인드는 최근 들어 부쩍 뉴스에서 자주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올린 땅 투기 의혹 조롱 글이 단연 화제다.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직장인은 지난 9일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급기야 국무총리까지 블라인드를 언급하고 나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적절치 않은 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확인됐다"며 "가능한 방법을 통해서 조사해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했다. 블라인드 글, 정말 마음먹으면 찾을 수 있는 걸까?


무슨 서비스야, 도대체


블라인드는 지난달 말 기준 국내 320만명이 이용 중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다. 회사 이메일 인증을 해야 글을 남길 수 있고, 소속회사는 물론 동종업계 사람들과도 익명으로 소통한다. 연봉이나 조직문화, 이직 등에 대한 대화가 특히 활발히 오간다. 사내에서 발생한 사고나 부당대우를 고발하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네이버와 티몬을 거친 문성욱 대표가 2013년 12월 창업했는데,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다. 국내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미국에도 진출했다. 이용자는 120만명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직원들도 블라인드에서 회사와 창업자인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를 비판한다.


어떤 사건이 있었길래?


블라인드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4년 12월이다. 당시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갑질 사건이 블라인드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블라인드 글이 사내에 퍼져 공론화가 이뤄지고 일파만파의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자 대한항공은 직원들에게 블라인드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2018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의 여승무원 성추행 의혹, 조현민 한진 부사장의 '물컵 갑질'도 블라인드 고발로 시작됐다. 최근에는 KBS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비판 여론에 한 KBS 직원이 "능력되면 우리 사우님 되세요"라고 비꼬아 성토의 대상이 됐다.


문제의 LH 직원 찾을 수 있을까


'블라인드'가 뭐기에…국민 우롱한 'LH 직원' 왜 못잡나
블라인드에서 누가 쓴 글인지 찾을 방법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못 찾는다'. 블라인드는 회원들의 데이터를 비공개 처리하는 특허를 가지고 있다. 회사 인증에 쓰이는 이메일은 곧바로 암호화 되고, 계정과 이메일 사이의 연결고리는 사라진다. 블라인드도 누가 글을 올렸는지 알 수 없다.

수사기관에서도 수사 요청을 거의 하지 않는다. 블라인드의 이런 보안 구조를 알고 있어서다. 최근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직장인이 올린 유서 형식 글이 논란이 됐지만 블라인드는 어떤 조치도 하지 못 했다. 블라인드 운영사인 팀블라인드 관계자는 "개별 사안에 대해 협조를 하고 싶어도 시스템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왜 이런 시스템을 고수할까?


블라인드의 지나친 익명성이 소모적인 논쟁을 유발하고, 조작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퇴직자도 회사 측의 요청이 없다면 계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블라인드는 별도로 '퇴사자 처리 페이지'를 만들어 매주, 매달 계정 정리를 한다.

논란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블라인드가 철저한 익명성을 추구하는 것은 '보안'이 비즈니스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계정 정보가 공개되는 시스템이라면 누구든 마음 놓고 블라인드를 이용하기 어렵다.

팀블라인드 관계자는 "사업 확장이나 수익모델 발굴보다 보안에 대해 더 절박하게 고민했다"며 "논란이 된 계정을 확인하는 것은 시스템의 한계로 어렵거니와 서비스 원칙과도 대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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