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신북방 버프' K스타트업, 코로나 뚫고 러시아 간다

(성남=뉴스1) 황기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출국하며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중앙아시아 3개국(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을 7박 8일 일정으로 방문, 신북방정책을 바탕으로 한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019.4.16/뉴스1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상황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신북방정책(러시아·몽골 등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을 추진하며 신규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신북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러시아(서부권)를 거점으로 국내 스타트업과의 협력모델을 발굴하고, 중부권(우즈베키스탄·조지아)과 동부권(몽골)으로 ‘K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을 확대하는데 힘을 쏟는 중이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의 ICT·응용기술과 러시아의 혁신 원천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글로벌 진출을 돕는 ‘한-러 혁신플랫폼’ 사업에 참여할 스타트업 모집이 다음달 9일까지 진행된다.

업력 10년 이내의 스타트업이면 신청 가능하다. 중기부는 올해 러시아 측이 협력하고자 하는 기술수요를 바탕으로 △디지털 솔루션 △IT 보안 △의료·바이오 △스마트 시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모집·선발할 예정이다.

러시아 측에서는 원자력공사(ROSATOM)와 기술공사(ROSTEC) 등 국영기업을 비롯해 통신기업(ROSTELECOM)과 스마트홈 기술기업(OSNOVA)이 협력업체로 참여한다. 이들은 총 60여개의 협력 가능한 원천기술을 제안했다.


ROSATOM과 ROSTEC은 모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7년 설립했다. ROSATOM은 세계 핵연료 시장의 17.7%를 차지하고 있으며, ROSTEC은 무기·항공기·자동차·전기 등 전략상 중요한 공산품 개발·수출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영 복합기업이다.

ROSTELECOM은 러시아 최대의 디지털·통신 서비스 기업으로 우즈베키스탄 등에서도 통신사업을 하고 있다. OSNOVA는 실내 소독 시스템, 얼굴인식을 통한 자동문 시스템 등 스마트 홈기술과 건축물 플랫폼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중기부는 스타트업 20곳을 선정해 러시아 기업들과 1대 1 미팅을 갖는 ‘한-러 비즈니스 상담회(국내 온라인)’를 주재한다. 상담회 결과와 전문가 자문을 거친 뒤 최종 10곳을 추려 러시아 원천기술을 활용한 사업화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구체적으로는 해외진출 지원금으로 2500만원을 지급하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심층 비즈니스 상담회와 소프트랜딩 프로그램(액셀러레이팅), 오픈이노베이션 포럼 등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지 액셀러레이팅에는 스콜코보재단이 참여한다. 재단은 러시아 경제구조 개선을 위한 첨단기술단지인 스콜코보 혁신센터의 운영기관으로 러시아 스타트업 육성과 혁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해외기업 현지 안착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진행된 한-러 혁신플랫폼 사업 때는 얼굴인식 출입관리시스템 기업인 ‘씨유박스’가 러시아 칼루가주(州)에 조성될 스마트 스페이스 플랫폼 공동 사업자로 선정돼 러시아 IT기업 라닛(LANIT)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씨유박스는 칼루가주 기술혁신단지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고 칼루가 공항과 오브닌스크시의 스마트시티 시설 구축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러시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