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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막힌 고신용자, 2금융 간다…3%대 카드론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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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관 기자
  • 박준식 기자
  • 전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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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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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가계대출, 2금융권 풍선효과(上)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가계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린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2금융권은 금리를 낮춰 시중은행에서 대출한도가 줄어든 고신용자들을 흡수하고 있다. 이제 당국은 2금융권에 대한 규제카드도 만지작거린다. 두더지잡기 게임이 연상된다.


3%대 카드론도 나왔다···불타오르는 2금융 대출 마케팅


주담대 막힌 고신용자, 2금융 간다…3%대 카드론까지 등장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는 2금융권의 돈벌이 기회다. 그런 만큼 2금융권은 공격적인 대출 마케팅을 벌인다. 신용대출을 막자 카드사들은 대표적인 신용대출 상품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금리를 시중은행 신용대출과 거의 근접한 수준인 연 3%대로 낮췄다. 저축은행은 4%대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세웠다. 신용도나 담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규제로 인해 은행 대출이 막힌 고객들을 잡겠다는 의도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이달 초 카드론 상품 최저 금리를 연 3.90%까지 내렸다. 카드론 대출 최저금리가 연 3%에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우리카드는 지난해부터 연 4.0% 최저금리로 카드론을 팔았다. 롯데카드는 연 4.95% 최저금리로 2018년부터 카드론을 내줬다.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2~3%대인 것을 감안하면 금리 차이가 1%포인트 안팎이다.

카드론은 그동안 중소상공인이나 개인 사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여겨졌다. 금리가 시중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보니 고신용자가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는 고신용자들이 늘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조이는 금융당국의 규제 영향이 컸다.

카드론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2조원을 넘겼다. 2019년말 29조1071억원대비 약 3조원이 늘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29조789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2조원 넘게 증가했다. 특히 연 10% 이하 금리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고신용자들의 카드론 이용이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각 카드사별 연 10% 미만 금리 카드론 사용자 비중은 △신한 13.63% △삼성 12.65% △KB국민 17.13% △현대 30.11% △롯데 14.22% △우리 41.13% △하나 6.05%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신한카드는 6.87%, KB국민카드는 9.53%, 현대카드는 15.66%, 우리카드는 29.72%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삼성카드만 1.48%포인트 줄었을 뿐 △신한 3.82% 포인트 △KB국민 4.47%포인트 △현대 1.18%포인트 △롯데 1.05%포인트 △우리 11.95%포인트 △하나 0.61% 포인트가 증가했다.

은행에서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든 고신용자들이 2금융으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카드사들의 우량 고객 모시기가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저금리 기조로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이 줄었고, 레버리지 배율 제한도 지난해 6배에서 8배로 상향돼 대출여력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저축은행 역시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마케팅을 활발하게 벌인다. 시중은행은 평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가 적용되지만 저축은행은 지역에 따라 90%까지 가능하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에서 최대한도로 대출을 받았어도 개인별로 추가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금리도 낮췄다. 일부 저축은행은 온라인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4%대로 제시했다.

2금융권이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고신용자들을 대출 고객으로 영입하는 것은 리스크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과거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들을 유치하면서 ‘돈 떼일 염려’가 확 줄어드 시중은행 고객들을 더 댕기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선 2금융권이 규제 틈새를 파고들어 ‘빚장사’에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2금융권 한 관계자는 “업체별, 업권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앞다퉈 리스크가 적은 고신용자 모시기를 하고 있다”며 “아무리 저금리라고 해도 2금융을 이용하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을 고객들이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당국이 은행 누르자…월 1조씩 2금융에서 빌렸다


# 국세공무원 A씨는 지난 1월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3년 여에 걸친 지방과 세종시 본청근무를 마치고 서울청에서 일하게 되면서 주말부부 생활을 겨우 마치게 됐지만 여윳돈(?)이 없어 한동안 합가하지 못했던 기억 때문이다. A씨는 노부모를 모시느라 가족이 살던 1주택 외에 2주택을 유지해왔는데 그게 걸림돌이 됐다.

지방을 떠도는 사이 자녀들은 대학생이 됐고, 아이들에게 방 하나씩을 나눠주려면 평수를 넓혀 이사해야 했다. 그런데 일시적이라도 3주택 구매 대출은 은행권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A씨는 한 달 넘게 돈을 구하려 이리저리 뛰었지만 은행권에서는 손사래를 쳤다. 결국 개인 신용등급이 1등급임에도 마지못해 2금융권을 찾아 상대적으로 고금리 급전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정부 대출규제가 20년 넘게 청렴함을 지켜온 국세공무원의 신용도를 갉아먹은 셈이다.

금융위원회 등 당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중 상호신용금고와 저축은행 등을 비롯한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2000억원)보다 14배나 늘어난 수치다.

2월 수치는 1월부터 시작된 것이다. 신학기 이사철 수요가 몰린 탓도 있다지만 한 두 달 반짝 수요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12월에 2조1000억원으로 2조원을 넘어선 이후 2개월 연속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2월에 1조2000억원 감소였던 것과 지난해 2월 2000억원 증가폭에 비하면 지나친 쏠림현상이다.

2월에 A씨처럼 은행권을 벗어나 상호신용금고와 저축은행에 찾아가 주택담보대출 문을 두드린 이들의 수요는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이 같은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 12월 4000억원에서 1월엔 9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더니, 2월엔 1조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서 한 달에 약 1조원이 넘는 수요가 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린 셈이다.

이는 2019년 2월 2금융권 주담대규모가 전월보다 1조4000억원 가량 줄었던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2월에도 수치는 마이너스 9000억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월별로 1조원씩 늘어난 것은 이른바 정부규제의 풍선효과일 수 밖에 없다.

금융권 전체가 2월에 가계에 내준 대출총계는 9조50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은행권 비중은 6조7000억원으로 70% 수준이다. 아직까지는 은행권의 절대적인 규모가 크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은행권 비중은 9조3000억원(98%)에 달했다는 걸 감안하면 저축은행 비중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은행권 전세대출은 2월 중 3조4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3조7000억원에 비해 3000억원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정책 모기지를 포함한 일반 주담대도 지난해 7조8000억원에 비해 1조4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은행에서 빠진 수요가 고스란히 2금융권에 줄을 선 것이다.

박준식 기자



1년에 신규만 16조, 줄서서 받는 보험사 주담대


주담대 막힌 고신용자, 2금융 간다…3%대 카드론까지 등장
2금융권으로 대출이 쏠리면서 보험회사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도 유례 없이 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넘어설 정도다. 시중은행의 대출 장벽이 높아지자 어디에서든 최대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식의 자금조달을 하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탓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주담대 신규금액은 10조9735억원으로 전년(7조383억원)에 비해 57% 늘었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해보험사의 주담대 신규금액도 지난해 5조6604억원으로 전년 4조5036억원에 비해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전체 보험사가 취급한 부동산 담보 대출은 총 89조원이다. 2018년말만 해도 77조6000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부터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시중은행에 대한 주담대 규제가 대폭 강화하자 2금융권 전 부문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은행에서 원하는 자금을 다 충당하기 어려워서다. 지난해 3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보험사의 주담대 규모가 약관대출 규모를 넘어서기도 했다. 통상 보험업권의 대출 규모중에는 약관대출 규모가 가장 크다.

보험사의 주담대 금리는 3~4%대로 2% 중후반인 은행권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편이다. 또 보험금을 납입하고 있는 경우 우대 금리도 적용받을 수 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도 은행보다 느슨하다. 최근 몇년새 정부가 잇따라 대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은행 주담대 규제가 강화됐다. 특히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9억원이 넘는 주택을 사면 은행은 DSR 제한이 40%다. 반면 보험사에는 지난해까지 DSR 60%가 적용됐고, 올해 50%로 하향됐지만 여전히 은행보다 높다. DSR은 연간 총부채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최근 주담대 증가는 은행권의 집중 규제를 받는 고신용자들이 견인하고 있어 대출 부실화 우려도 크지 않다. 한 보험사 리스크관리 임원은 "신용등급이 더 낮은 사람을 받는다든지 주택가격대비 더 높은 비율까지 한도를 높여서 받는 것은 위험하지만 최근 추세는 그렇지 않다"며 "담보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LTV(주식담보인정비율) 관리만 잘 된다면 어느 정도 대출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는 일부 부담이 될 수 있다. 주담대 등 일반대출은 오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함께 신지급여력제도(킥스, K-ICS)가 도입되면 특히 생명보험사의 금리리스크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킥스가 도입되면 신용리스크를 측정할 때 사용되는 신뢰수준이 현행 99%에서 99.5%로 상향조정된다. 보험연구원은 이로 인해 생보사가 보유한 일반대출 금리리스크가 현행 RBC(보험금지급여력)비율과 비교해 평균 2.6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주담대의 경우 듀레이션(잔존만기)가 짧은 편이기 때문에 당장은 수익이 높지만 금리가 상승하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회사의 부채에 걸맞지 않은 수준까지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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