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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명의 다음 '5년'이 담긴 60페이지 읽어보니… [차이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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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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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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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사진=AFP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사진=AFP
올해 중국 양회가 지난 11일 폐막했다. 해외에서는 홍콩 선거제 개편 등 정치적인 쪽에 관심을 뒀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올해 시작되는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은 글로벌 주요경제체 중 거의 유일하게 5개년 계획을 추진하는 국가다. 중국 공산당의 장기집권과 국가 자본주의적 성격으로 인해 5개년 계획의 추진이 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지난 12일 중국 관영 신화사에 전문이 올라와서 한번 살펴봤다. 14차 5개년 계획의 정식명칭은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한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장기 비전 개요’다. 줄간격을 줄이는 등 최대한 많은 내용이 들어가게 편집했는데도 A4용지로 60페이지가 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흑자의 53%, 수출금액의 26%를 차지한 중국 경제의 미래가 여기에 담겨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의 미래 5년을 담은 계획


14차 5개년 계획은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 규모가 14조7000억 달러(1경6600조원)로 우리나라의 약 9배에 달하며 인구 수는 14억명에 달하는 중국이 5년 동안 추진할 경제 계획이다.

또한 중국 공무원과 학자 중 최고 엘리트들이 수천 시간을 쏟아부어서 만들어낸 경제 청사진으로 아마 압축된 내용을 다 풀어서 설명하면 A4용지 60페이지가 아니라 수천 페이지에 달할 것이다.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5개년 계획을 부정적으로 보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중국은 통계도 다 조작한다고 하는데 경제계획인들 제대로 만들 수 있겠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10년 전 필자도 정부주도의 산업정책인 중국의 5개년 계획에 부정적이었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다.

2010년 말 중국이 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을 발표할 무렵 필자는 중국 현지에 있었다. 당시 중국이 7대 신성장 산업을 내세우면서 차세대 IT 산업, 특히 디스플레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내용에 코웃음을 쳤다. “LCD산업은 우리나라가 최고인데 중국이 무슨 수로 따라올 수 있다는 거지?”

당시 LG디스플레이 고위임원이 중국 LCD업체에 스카우트됐다는 뉴스를 보고도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는 생각만 했다. 어리석은 착각이었다. 중국 LCD 생산업체인 BOE는 12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부쩍 성장하더니 2017년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고, 곧이어 중국은 우리나라를 제치고 LCD 1위 국가가 됐다.

14억명의 다음 '5년'이 담긴 60페이지 읽어보니… [차이나는 중국]


이제는 디지털경제다…그리고 내수 육성


중국의 5개년 계획을 자세히 보면 떡이 나올 수도 있고 미리 위험을 알아차릴 수도 있다. 12차 5개년 계획 기간 가장 성공적으로 육성한 산업이 디스플레이 산업이라면 13차 계획(2016~2020년)에서는 반도체 육성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 그 결과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SMIC,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다.

14차 5개년 계획에서는 과학기술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비 연 7% 이상 증대, 디지털경제 육성이 눈에 띈다. 특히 2020년 국내총생산 중 7.8%를 차지하는 디지털경제 핵심산업의 부가가치를 2025년까지 10%로 높이겠다는 포부도 담겼다.

디지털경제의 중점 산업은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산업인터넷, 블록체인, 인공지능(AI),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7대 산업이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제조업을 뛰어넘어서 이제 디지털경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내수시장 육성의지도 강하게 드러난다. 최근 몇 년간 미중 무역전쟁, 미국의 중국 반도체 기업 제재 등 외부적 요소가 중국 내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외부리스크 통제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중국의 대응은 ‘쌍순환’(국내대순환인 내수와 국제대순환인 국제무역)인데, 그 중에서도 국내대순환 즉 내수시장 육성이 강조된다. 지난 1월 시진핑 주석은 ‘초대형 규모의 국내시장 건설을 지속적인 역사적 과정으로 만들자’고 발표했다. 영리한 방법이다. 중국 내수 시장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한다면 전 세계에서 중국의 입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내수시장 육성 정책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면세점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7월 중국은 하이난다오(海南島) 내국인 면세점 육성정책을 쏟아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해외 면세점이 가져가는 중국인의 사치품 수요를 자국으로 끌어오기 위한 노림수였는데, 마침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시점을 활용했다.

14억명의 다음 '5년'이 담긴 60페이지 읽어보니… [차이나는 중국]
중국인들은 다른 대안이 없으니 자연히 내국인 면세점으로 향했고 결국 지난해 중국인의 사치품 소비 중 상당 부분이 중국 국내에서 소비됐다. 실제로 지난해 하이난다오 내국인 면세점의 매출액은 327억 위안(약 5조5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급증했다.

동시에 우리나라 면세점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유커가 못 오자 우리 면세점 매출은 급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매출 상위 5개 면세업체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6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2% 줄었다. 1~3분기 상위 5개 면세업체의 매출액 감소규모가 약 5조원에 달하는데, 이중 적어도 절반은 중국 면세점이 가져갔을 것이다.

중국이 변하면 우리도 변해야 한다. 채택 가능한 전략 중 하나는 한국 면세점 채널 대신 중국면세점 채널로 직접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최대 면세 유통기업인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와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白戰不殆), 즉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더 강해진 중국과 상대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더 잘 알아야 한다. 14차 5개년 계획은 우리가 계속해서 꼼꼼히 분석해야 할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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