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해외유학 중개 스타트업, 6개월만에 재기성공 비결은

키즈교육 플랫폼 '꾸그'에서 최근 가장 인기있는 강의는 과학교육학 박사가 7~10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개설한 우주여행 클래스다. 일방적으로 설명만 듣는 게 아니라 그림 그리기 등 활동이 포함돼 있어 아이들의 집중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50분짜리 일회성 클래스인데도 입소문이 나면서 이달 개설된 강의가 거의 모두 마감됐을 정도다.


황태일 글로랑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COVID-19)로 아이들을 위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찾는 수요가 급증세"라며 "회원수가 월평균 40%씩 증가해 5개월만에 5000명을 넘었다"고 했다.

2017년 10월에 설립한 글로랑은 원래 어학연수·워킹홀리데이·정규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자세한 유학 가이드를 제공해 혼자서도 유학 준비를 할 수 있게 돕는 유학 플랫폼 '유스'로 출발한 스타트업이다. 2018년 12월에 론칭, 업계 1위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사실상 '유스'도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글로랑이 유스에서 꾸그로 피보팅(사업전환)하게 된 이유다.

/사진제공=글로랑

황 대표는 "코로나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스타트업에게 6개월이상 성장하지 못한다는 건 사망선고나 마찬가지여서 피보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꾸그'를 선보인 글로랑은 30여명의 강사를 확보하고 현재 70여개의 온라인 라이브 클래스를 열었다. 영어는 물론 코딩, 독서, 논술, 과학 등의 클래스가 인기다. 앞으로 꾸그가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의 사교육을 대체하는 게 목표다.


황 대표는 "초기에는 유명 강사들을 유치하기 위해 전국 1000여명의 선생님들에게 메일, 문자 등을 보냈었다"며 "지금은 하루 10명씩 강사를 지원하고 있어 학부모가 만족할 만한 콘텐츠로 골라서 계약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는 학원들이 많아지면서 비대면 일자리를 구하는 선생님들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글로랑은 유학 플랫폼 업력을 살려 전세계 명문 어학교와 국제학교에서 제공하는 수업을 온라인으로 가져와 집에서 교육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써머스쿨로 준비한 조기유학 프로그램이 시간당 300달러인데 꾸그는 10분의 1 수준인 30달러로 시작할 것"이라며 "이미 사전신청이 300명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을 온라인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자는 이 사업모델은 전국 학부모에게 통하고 있다. 서비스 론칭 6개월도 안된 지금 3개월 이내 클래스 재구매율이 60%를 웃돈다.

황 대표는 올 연말까지 클래스 수를 500개로 늘리고, 회원 수는 10만명으로, 재구매율은 9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콘텐츠 IP(지적재산)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아기상어처럼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 IP사업으로 확장하는 게 장기 목표"라며 "콘텐츠 IP랩을 만들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다양한 캐릭터와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랑은 2018년 12월 와이앤아처 등으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았고, 2019년 팁스 프로그램에 선정돼 6억원 규모의 사업지원금을 받았다. 이어 씨에티테크로부터 프리A 투자를 받는 등 누적 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