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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신용카드로 주식을 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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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범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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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9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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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로 살 수 없는 ‘상품’이 있을까.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신용카드 가맹점은 ‘차별’하면 안 된다. 여기서 차별은 현금, 카드 등 결제수단에 따른 차별이다.

현금으로 결제하면 싸게 해주겠다는 흥정조차 법 위반이다. 현금 우대도, 카드 차별도 안 된다. 2000년대 초반 카드 대란을 거치면서 규제가 강화되긴 했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다.

오히려 신용카드 결제 대상, 즉 신용카드로 살 수 있는 상품을 확대했다. 2010년 봄의 일이다. 여신전문업법을 고쳐 신용카드 결제 대상을 규정할 때 '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의 네커티브 방식을 도입했다.

법에 열거돼 있지 않으면 신용카드로 살 수 있다. 금지 대상은 카지노·경마 등 사행성 게임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융상품, 예·적금과 같은 금융상품 등이다.

명분은 규제 완화였는데 실제론 ‘카드사 달래기’ 성격이 강했다. 중·소상공인 수수료 인하를 강하게 밀어붙이던 정부의 ‘당근’이었던 셈이다.

#모든 금융 상품은 카드 결제가 안 될까. 여기에 업권별 ‘차별’이 존재한다. 여전법 시행령에 따르면 금지 대상 1번이 자본시장법상 금융상품이다. 쉬운 말로 주식, 펀드 등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금지 이유다.

금지 대상 2번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예금·적금이다. 외상(신용카드)으로 예금·적금을 하는 게 이상하다는 논리다. 은행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어서, 자본시장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아서 카드 결제가 안 된다.

흥미로운 곳은 보험업계다. 보험도 어엿한 금융상품인데 카드 결제가 허용된다. 1년마다 갱신하는 자동차보험은 80% 정도가 카드 결제다. 이때 명분은 소비자 편의성이다. 편의성은 '무적(無敵)'이다. 만기에 돌려받을 수 있는 장기 저축성 보험, 원금 손실 우려가 있는 변액보험 등도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6개 손해보험사의 원수보험료는 78조3500억원인데 이중 카드 결제가 22조4600억원이다. 카드 결제 비중이 28.6%다. 카드 수수료를 2%로 잡아도 4400억원 규모다.

장기저축성 보험도 5조6000억원중 2800억원이 카드로 결제된다. 보험 성격이 다른 생명보험사는 그나마 낫다. 24개 생보사의 보험료 수납형태별 통계(2020년 11월 기준)를 보면 신용카드가 2조5400억원으로 전체의 3.8% 수준이다. 저금리 시대에 보험료를 받아서 카드사 수수료를 주고나면 운용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보험업계가 카드업계를 먹여 살리는 셈이다. 소비자 편의를 위한 여전법이 업권별 건전성의 차별을 만든다. 카드 수수료는 보험료 상승의 한 요인이다. 소비자는 자각하지 못한 채 편의성과 보험료를 맞바꾼다.

#성격이 비슷한 데 대우가 다르면 ‘차별’이다. 보험 상품은 신용카드로 사고 예·적금 상품은 자기 현금으로 산다. 도발적 질문을 던져보자. 신용카드로 주식을 사면 안 될까.

이른바 ‘빚투’로 불리는 게 신용융자거래다. 증권사가 개인이 갖고 있는 증거금의 일정 정도를 빌려주는 개념이다. ‘신용’이란 말 때문에 외상처럼 비쳐지지만 실제론 ‘살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이다.

지난해 상위 20개 증권사들이 신용융자로 거둔 이자 수익만 1조4000억원이다. 금리도 5~8% 수준으로 높다. 이 한도가 차면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등을 끌어 쓴다. '영끌'이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서라면 카드 결제만한 게 없다는데 주식은 안 된다. 구입한 상품(주식)의 가격이 변하는 게 문제라지만 실제 세상에서 가격이 유지되는 상품은 많지 않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없다. 이자수익이 사라지고 카드 수수료까지 내야하는 증권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니까. 다만 업권별 차별로 건전성에 영향을 준다면 근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저축과 저축성보험은, 주식·펀드와 변액보험은 어떤 기준으로 카드 결제 유무가 갈리는 것인지. 게다가 변액보험은 자본시장법상 금투상품으로 분류되는데 말이다. 카드보다 ‘페이(pay)’가 익숙한 시대, 시시각각 가격이 변동하는 ‘코인’으로 결제하는 시대다. 기본 원칙, 기본 기준이라도 명확히 해야 경험하지 못한 미래에 적응할 수 있다.

[광화문]신용카드로 주식을 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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