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모양 기억" "동문 회유"…기성용 21년 전 성폭행 증거 있나

FC서울 기성용이 지난달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개막전을 마친 뒤 성폭행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기성용(FC서울) 측이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C씨와 D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한 가운데, C씨와 D씨 측이 소송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C씨와 D씨 측은 법정에서 기성용의 성폭력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해 이들이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성용 측 "민·형사 소송 제기" vs 폭로자 측 "진심으로 환영"기성용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서평의 송상엽 변호사는 지난 22일 "기성용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C, D에 대해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 고소장을 접수했고 5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C씨와 D씨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23일 "어제 기성용 선수 측 법률 대리인이 피해자들을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제기했다"며 "피해자들로서는 드디어 법정에서 모든 증거를 공개하고,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C씨와 D씨는 지난달 24일 박 변호사를 통해 "축구선수 출신인 C씨와 D씨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지난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선배 선수인 A씨와 B씨로부터 수십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실명이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기성용이 A선수로 특정됐고, 기성용 측은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자 박 변호사는 "추가 증거를 갖고 있다"며 진실 공방을 벌였다. 다만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C씨와 D씨 측이 기성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기성용, 동문 회유·협박 시도?…폭로자 측 "증거 확보했다"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에서 서울 기성용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박 변호사는 23일 기성용이 동문들을 회유·협박했다는 새로운 주장도 내놨다.

앞서 기성용의 초등학교 후배라고 주장하는 E씨는 지난 2일 뉴스1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초등학교 동문들에게 다 전화를 돌렸지만 누구도 그런 기억을 갖고 있는 이가 없다"며 "기성용은 그런 일을 하지 않았고, 우리(동문)는 이를 증언할 마음의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변호사는 "저희는 기성용 선수 측에서 이 사건이 불거진 직후부터 최근까지 순천·광양지역의 인맥을 총동원하여 기성용 선수의 동문들에게 한 명 한 명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에 대해 함구하라며 회유·협박을 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에 관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박 변호사는 기성용 후배 권모씨와 피해자 D씨간의 통화 녹음파일 2건을 첨부해 공개했다. 이 녹음에는 "(성용이형이) '지난 날의 과오고 이제껏 잘못한 것도 있지만, 나도 축구인이고 이미지가 있지 않냐'고 했다"고 주장하는 기성용 후배의 목소리가 담겼다.

"성기 모양도 기억", "피해자 압박"…21년 전 성폭행 증거 나올까박 변호사는 기성용 측의 부인에도 "증거가 있다"는 입장을 내세워 왔다. 또 지난 16일에는 MBC 'PD수첩' 방송을 통해"피해자들은 경험하지 못했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가해자의) 성기 모양까지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방송 이후 기성용 측 송 변호사는 17일 피해를 주장하는 D씨의 음성 파일을 공개하며 "피해자라는 D씨는 이 사건 보도가 나가자 오보이고 기성용 선수가 아니라고 자신의 변호사에게 정정해달라고 했는데 자신의 변호사가 '대국민 사기극'이 된다고 자기 입장이 뭐가 되냐고 했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며 "3월26일 이전까지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자 D씨는 "기성용 측 변호사가 악의적으로 (녹취 파일을) 왜곡 편집했다"며 "기성용 측은 여러 루트를 통해 나에게 집요한 회유와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