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로 돌아간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남겨진 숙제는?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 노동자들이 25일 회사와 합의를 이루면서 일터로 돌아가게 됐다. 사진은 산업보안분회 조합원 6명이 삭발식을 진행하는 모습 (금속노조 경남지부 제공) © 뉴스1 김다솜 기자

(경남=뉴스1) 김다솜 기자 = 해고 765일 만에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가게 됐지만, 숙제는 남아 있다. 25일 대우조선해양과 청원경찰 노동자들이 조건부 합의를 한 까닭에 여차하면 상황이 변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9년 4월 대우조선해양 자회사 웰리브에서 일하는 청원경찰 노동자 26명은 경영 악화를 이유로 해고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 웰리브의 간접고용 인력이라 직접고용 책임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고용 책임을 다투다 청원경찰 노동자들이 대전지방법원을 상대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월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에서 항소를 결정하고, 원직복직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조건부 입사 결정을 내렸다.

대우조선해양과의 부당해고 소송은 지난 2019년부터 이어져왔다. 앞으로 대전고등법원에서 부당해고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뉴스1 김다솜 기자

노사 합의로 부당해고구제 재판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에 원직복직을 시킨 건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해고 이후 청원경찰 노동자들이 장기 투쟁으로 생계 문제까지 어려워지자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인도적 차원에서 조건부 입사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대 2년이라는 단서 조항을 달면서 반쪽짜리 복직이 됐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항소를 했기 때문에 차후 판결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새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대근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대우조선산업보안분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서 직접고용하는 건 성과지만 기간이 정해져 있어 아쉽다”며 “전반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생각하고, 후반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완전한 원직복직 위한 두 가지 방안은?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 노동자들이 완전한 원직복직을 이루려면 두 가지 방안이 기다리고 있다.

재판에서 최종 승소한다면 대우조선해양을 청원경찰의 법적 사용자로 보고 고용 관계가 형성된다. 해고 기간 미지급 임금분도 지급해야 한다.

청원경찰법이 국회 문턱을 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현행 청원경찰법에는 직접고용이 명문화돼 있지 않고, 임금 체계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보다 안정적인 처우를 기대할 수 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24일 청원경찰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영배 의원실 제공) © 뉴스1 김다솜 기자

이김춘택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전략조직부장은 “청원경찰법에 임금 규정이 나와 있긴 하지만 처벌 조항이 없고 과태료만 있다 보니 지키지 않는 회사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 24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청원경찰의 직접고용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청원경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자회사나 경비업체를 통해 비정규직 형태로 청원경찰을 간접고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이 개정안에는 직접고용 위반 시 처벌 조항을 담았으며, 청원경찰 배치 인력 폐지 및 감축으로 재배치하는 경우 협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현행법에 직접고용이 명문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명확히 적시했다”며 “(청원경찰법이 통과된다면) 직접고용이 가능해져 당사자를 노사 관계의 주체로 만들고, 법 테두리 안에서 상호 보호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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