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대신 '경청' 선택한 최태원…"소통으로 갈등 풀겠다"

최태원 신임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임시의원총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취임식 대신 '비대면 타운홀 미팅'을 열며 경제계 대표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했다.


비대면 타운홀 미팅으로 취임식을 대체한 데에는 '경청하겠다'는 최 회장의 뜻이 반영됐다. 직접 나서서 연설을 하기보다는 대한상의에 대한 각계각층의 요구와 기대를 듣겠다는 취지다.

최태원 "경제·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소통 강화하겠다" 취임 일성대한상의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비대면 타운홀 미팅'을 열고 '최태원호'의 시작을 알렸다. 현장에는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과 정몽윤 서울상의 부회장(현대해상 회장), 이한주 서울상의 부회장(베스핀글로벌 대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온라인을 통해 각계각층 인사들도 모였다. 일반 국민에서부터 소상공인, 스타트업,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전국상의, 시민단체, 국무조정실, 산업부, 과기부 등 50여명의 인원이 랜선 미팅에 참석했다.

최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경제·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소통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도 사회의 일부이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소통으로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의는 협력의 새 파트너십을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며 각계에서 많은 참여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연설' 대신 '경청'…각계각층 의견 수렴한 최태원 회장

'새로운 도약, 대한민국 경제 24시' 영상./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타운 홀 미팅 행사는 '새로운 도약, 대한민국 경제 24시'라는 10분 영상으로 막을 올렸다. 24대 대한상의에게 24명의 이해관계자가 바라는 점을 24시간 동안 담은 영상이다. 전라북도 남원에서 국수집을 운영하는 A씨는 "한국경제도 언제나 봄날이면 좋겠다", 취업준비생 B씨는 "스펙 없애고 역량 만으로 채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 박병석 국회의장은 "사회와 공감하는 기업과 정신을 확립해달라"는 바람을 영상에서 전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문자 바구니'도 등장했다. '기업의 역할, 대한상의의 역할'에 대한 1000여건의 문자가 담겨 있었다.

주제별로 보면 '소통·상생'이 가장 많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과 제도혁신이 그 뒤를 이었다. 소통·상생과 관련해서는 대기업부터 골목상권까지 경청의 리더십을 발휘해달라는 의견이 있었다. ESG 분야에서는 기업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노력해달라는 당부가, 제도혁신 분야에서는 낡은 법제도를 개선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주체별로 살펴보면 국민들은 문자 바구니를 통해 '소통과 상생'을 강조하며 19만 회원사를 위한 균형감 있는 대변인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기업이 윤리경영, 사회공헌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를 기대했다. 정부·국회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응할 수 있는 산업미래 기반 조성해줄 것을, 기업은 일률적 규제 보다는 자율규범을 통한 시장질서 확립을 요청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ESG경영과 함께 인권, 성평등 등 사회문제 해결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