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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대 반도체학과 만든 삼성·SK…中은 대학마다 수백억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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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문영 기자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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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3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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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인력난' 韓 반도체, 新 인재가 온다 (上)

[편집자주] 한국 반도체 업계의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학부 과정에 개설된 연세대, 고려대 반도체학과가 올해 첫 신입생을 받고 교육에 들어갔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온 한국 반도체 산업의 인력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반도체 강국 수성 '新인재' 키운다…반도체학과 첫 신입생 받은 연고대


연고대 반도체학과 만든 삼성·SK…中은 대학마다 수백억 붓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일선 대학과 함께 신설한 학부과정 반도체학과가 이달 초 첫 신입생을 받고 교육에 들어갔다. '인재난'에 시름하고 있는 세계 최강 한국 반도체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 수성을 위해 던진 반전 카드다. 이번 맞춤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 가동을 계기로 '석, 박사급' 인력 등 전반적인 반도체 인재 육성 인프라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첫 신입생 받은 연고대…고질적인 '반도체 인력 부족' 해소 발판

29일 반도체업계 등에 따르면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에는 이달 각각 50명·30명의 신입생이 처음으로 들어왔다. 학생들은 학부 4년 동안 반도체 산업 영역을 아우르는 융합 이론 교육과 함께 각 기업이 마련한 인턴십·현장 견학 등 실무 교육을 받는다.

두 학과는 반도체 기술의 고도화에 따른 성장성에 대한 우려, 정부의 인재 육성 지원 약화 등으로 고급 인재들의 유입이 줄어들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 대학과 힘을 합쳐 개설했다. 맞춤형 교육을 전제로 기업과의 '채용 연계' 계약을 통해 인재가 유입될 수 있는 통로를 개척했다는 의미가 있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학생 가운데 장학생으로 선발된 이들은 삼성 연구원 개발직 입사를 보장 받는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학생들은 졸업 이후 본인 희망 부서 협의를 거쳐 SK하이닉스에 취업한다. 기존에도 몇몇 대학에 반도체학과가 있지만 기업들이 대학과 손잡고 효율적인 인재 육성 채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호황기에도 인재난에 시달리고 있는 고질적인 반도체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을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은 반도체 산업은 최근 2~3년 동안 지각변동이 한창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176단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갔고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도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최근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각국 정부는 반도체 자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이뤄진 미국의 행보는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미국은 인텔을 앞세워 반도체 패권 확보에 나섰다. 인텔은 최근 200달러(22조6000억원)을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2곳을 짓겠다는 깜짝 발표를 냈다. 인텔과 TSMC을 중심으로 결합되는 미국과 대만의 동맹으로 국내 기업은 협공을 당하는 모양새다.

◆"인재 없이 반도체 산업 미래 없다" "석·박사 인력 육성 방안도 마련돼야"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의 성패는 결국 고급 인재 양성에 달렸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 반도체 업계가 이룬 성과도 뛰어난 인재들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광만 제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국내 반도체 산업이 호재를 누릴 수 있는 것은 20~30년 전의 노력 때문"이라며 "인재 양성을 등한시하면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차분히 준비해야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가 올해부터 처음으로 신입생을 받기 시작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고려대 반도체공학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지켜내고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기업이 학계와 함께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대학교도 제주반도체와 맞춤형 교육을 15년째 실시해오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반도체 산업에 관심을 갖게되고 교육 효과도 높다. 입사 이후 진행되는 긴 기간의 전문분야 교육을 단축시킬 수 있어서 좋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마련된 학부 교육의 기회를 대학원으로 연계해 고급 인재를 키워내는 교두보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석·박사 연계를 '선택사항'으로 두고 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취업 연계를 통해 젊은 학생들이 반도체 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은 좋은 변화"라면서도 "반도체 기업에서 연구를 주도하는 것은 석·박사 인력"이라 말했다. 이어 "향후 학부 교육이 대학원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기 요인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문영 기자






"반도체 1위 3년 뒤엔 모른다"…인력 절박감에 손잡은 삼성·SK


연고대 반도체학과 만든 삼성·SK…中은 대학마다 수백억 붓는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전문인력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양산 노하우를 하나씩 모아가며 성장한다. 전문인력과 그 인력이 만드는 기술 노하우에서 이른바 '축적의 시간'이 절대적인 산업이다."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축적의 시간' 저자)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첫째도, 둘째도 인재 확보다. 반도체 현장에서 체감하는 인력 확보 상황은 필요인력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전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극심한 인력 기근을 호소하던 국내 반도체업계가 대학 전공학과 신설을 계기로 인재 조기 교육에 재시동을 건 것은 대한민국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꼽히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길어야 5년, 짧게는 3년 후도 자신할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반도체 관련 중견·중소기업은 물론, 삼성전자 (83,500원 상승400 -0.5%)SK하이닉스 (138,000원 상승500 0.4%)에서도 학사부터 석·박사에 이르기까지 학위 수준에 상관없이 "일할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3년 안에 최소 7000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연간 1500명 수준의 인력 육성 계획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설계(팹리스) 분야 기업에서 필요한 인력만 해도 매년 300명에 육박하지만 이 분야의 석·박사 졸업생은 2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정부 지원 끊긴 새 중국에마저 따라잡혀

연고대 반도체학과 만든 삼성·SK…中은 대학마다 수백억 붓는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반도체업계 인사들을 만나면 십중팔구 꺼내는 얘기가 정부의 안일한 대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성과를 내면서 '잘 되는 산업은 기업이 알아서 하라'는 정책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 소관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사업 지원예산은 2009년 1003억원에서 2018년 3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이 10조8000억원에서 19조7000억원으로 2배 늘어나는 동안 반도체 지원예산은 줄곧 뒷걸음질친 셈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임기 초반 1~2년 동안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올 1월 말 관계부처 합동으로 작성한 '시스템반도체 핵심인력 양성' 문서에는 "2017~2018년 반도체 분야의 정부 신규사업이 전무하다"는 기록이 나온다.

R&D 자금이 줄다 보니 대학들은 반도체 분야 연구를 꺼리고 그 결과 인력 양성을 담당할 전문가가 부족한 악순환이 이어졌다. 서울대가 배출한 반도체 석·박사는 2006년 97명에서 2016년 23명, 2017년 43명으로 줄었다. 반도체 분야 우수논문은 2014년 중국에 따라잡힌 상태다. 2017년 우수논문 수가 중국 51편, 한국 19편으로 2배 이상 벌어졌다.

◆핵개발 버금가는 반도체 패권 경쟁 치열

연고대 반도체학과 만든 삼성·SK…中은 대학마다 수백억 붓는다

시야를 해외로 넓히면 '반도체 굴기(일어섬)'를 선언한 중국의 추격을 두고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도 설비 부문의 자본력보다는 인재 육성에 쏟아붓는 투자금의 규모다. 중국 정부는 2019년 베이징대, 칭화대, 푸단대, 샤먼대 등과 함께 반도체 인재 육성을 위한 '국가 반도체산업·교육 통합 혁신 플랫폼'을 발족, 대학마다 수백억원을 투입해 매년 수천명의 반도체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접한 스탠퍼드대는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2008년 141명에서 2019년 739명으로 늘렸다. 이 대학에서 양성된 인력은 퀄컴, 애플 등 시스템반도체 업체로 상당수 취업한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반도체에 '올인'하는 것은 단순히 자율주행차, AI(인공지능), 빅데이터로 개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과거에는 영토나 군사력, 화폐, 무역 규모가 국가의 우열을 판가름하는 기준이었다면 조만간 반도체로 대표되는 IT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회구조, 국가간 서열을 좌우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철성 서울대 교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사실상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착수한 것도 세계 패권국가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 분야에서 한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미국과 중국이 냉전시절 핵개발에 버금가는 반도체 패권 전쟁을 가속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관 협력 강화"…조기교육 성과 주목

연고대 반도체학과 만든 삼성·SK…中은 대학마다 수백억 붓는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이제라도 정부가 반도체 산업 뒷받침에 나섰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보인다. 다만 미국이나 중국, 유럽과 비교하면 좀더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R&D 지원예산 확대나 반도체학과 신설 등 정부 정책이 상당히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전문인력이라는 점에서 산·학·관이 모처럼의 협력 강화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반도체 고급 인재 확보 위해 '대학원 진학' 딜레마 풀어야"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취업시장 불황으로 유능한 학생들이 반도체 학과에 모이기 시작했지만 고급 인재로 키울 시스템이 마땅치 않습니다. 학부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해 심화된 교육을 받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 제공이 시급합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29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고급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학부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해 보다 전문화된 교육을 받도록하는 동기 요인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고급 인재를 확보할 토대는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취업시장 문이 좁아지면서 입학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반도체 관련 학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파운드리 사업과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채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반도체 관련 학부의 인기세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에 몰리는 인재들을 고급 인력으로 키워낼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반도체 회사에서 연구를 주도하는 것은 석·박사 인력"이라면서도 학부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두고 딜레마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 전했다.

이어 "졸업을 앞둔 제자들을 보면 '대학원에 진학해 4년 정도 더 공부하느냐'와 '곧장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것'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는다"며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해서 본인의 가치가 높아진다거나 취업이 보장된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대학원 진학을 두고 전공을 바꾸거나 중간에 이탈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박 교수는 "시스템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업 연계 시스템을 확대하는 등 학부생들의 대학원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각각 연계해 신입생을 받기 시작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에서도 대학원으로 교육을 이어나가기 위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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