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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시장은 늘 해피엔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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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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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시장은 늘 해피엔딩이 아니다
15년 전 애널리스트 시절, 비공식적으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비공식이라는 의미는 조사표본이 많지 않아 대표성에 의문이 들 수 있어 비공개적으로 했다는 의미다. 그 당시 질문 중 하나가 '당신은 장기투자자입니까'였다. 이 질문은 현시점에서 장기투자를 하는지 묻는 것이었다. 또한 얼마나 오랫동안 투자해야 장기인지 시간개념을 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당시 답변자의 75% 이상이 본인이 장기투자자라고 답변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수익률이 대부분 시장수익률보다 낮았고 심지어 상당수는 마이너스 상태였다는 점이다. 그 원인을 조사한 결과 그들은 처음부터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단기수익을 목표로 했으나 투자손실이 발생하자 그냥 보유한 것이었다. 정확히 말해 '장기보유를 강요당한' 상태였던 것이다. 처음부터 목적이 장기투자인 경우와 단기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려다 '장기보유를 강요당하는' 투자는 분명히 다르다.
 
최근 개인투자자의 역량과 힘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는 흔히 '개미'로 지칭되며 늘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의 희생양처럼 인식됐는데 그 이유는 크게 3가지였다. 먼저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개인은 기업정보나 경제정보에 있어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늦게 알거나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둘째, 자금력의 차이다. 결집되지 않은 개인의 자금력으론 기관과 외국인의 강한 화력을 견뎌낼 재간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분산된 투자방향성이다. 기관이나 외국인은 유사한 분석방법론으로 유사한 투자결정을 내리지만 개인은 그야말로 과도하게 분산된 개미처럼 의사결정이 제각각이다. 이래서는 결코 응집된 투자방향성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정보의 비대칭성은 인터넷,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의 영향으로 기관투자자와 정보격차가 거의 없어졌다. 그리고 자금력의 열세도 소위 개인의 '부의 증대'(wealth effect)로 크게 바뀌었다. 고객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지난해에만 코스피시장 기준 47조원 이상 순매수해 이제 개인의 자금력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다만 아직 투자의 방향성은 제각각이다. 실제 지난해에만 ETF(상장지수펀드) 중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은 흔히 '곱버스'로 불리는 '코스피200 2배인버스EFT'로 무려 3조5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완전히 추세를 거꾸로 탄 것이다. 여전히 투자에 대한 공부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절대 해선 안 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빚을 내서 투자하지 말라는 것. 그것은 초과수익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몇 배의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리고 '강요된 장기투자'를 하지 말라는 것. 즉 '사면 언젠가 오르겠지' 하는 버티기식 투자로는 안 된다. 30년 전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현재 살아남은 기업이 왜 4곳밖에 없는지 잘 생각해야 한다. 시장은 늘 해피엔딩이 아니다. 조바심을 내면 안 된다. 흥분하면 안 된다. 시장은 오늘도 열리고 내일도 열린다. 사기를 잘 당하는 사람은 순진한 사람이 아니라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이제 정보격차도 없어졌고 자금력도 충분하다. 남은 것은 나만의 투자방법론을 세우기 위한 충분한 공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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