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물량 6개월째 늘었다…"반도체·車가 효자"

우리나라 수출물량이 6개월 연속 증가세다. 코로나19(COVID-19)로 비대면 사업 관련 수요가 늘고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 반도체 등의 수출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세계 경기회복이 본격 시작되자 물량과 금액 지수 모두 동반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1년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2015년=100)는 전년동월대비 4.2% 상승한 109.26을 기록했다.


수출입 물량지수는 무역지수 가운데 수출입물량의 변동을 나타내 추이를 보여주는 통계다. 수출입금액지수를 물가지수로 나눠 산출하는데 이때 수출물량지수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수출량이 많아졌단 의미다.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9월부터 13.5% 오르며 상승으로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반년 넘게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달은 운송장비(+26.2%),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6.1%) 등이 상승을 이끌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고 비대면 사업과 홈코노미(집에서 소비활동을 해결하는 행태) 제품 수요 확대 등으로 운송장비와 광학기기 등에서 물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출금액지수도 지난달 전년동월 대비 10.4% 오른 107.5로 나타났다. 수출금액의 변동을 나타내주는 수출금액지수도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전년동월 대비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석유및가죽제품(-25.6%), 석탄및석유제품(-12.5%)에서 감소했으나 화학제품(+22.5%),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1.9%)에서 증가했다.


수출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 상승세가 눈에 띈다.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중 반도체는 물량기준으로 12%, 금액기준으로 10% 상승해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금액지수는 국제유가 상승과 스마트폰 판매 호조 등으로 화학제품과 컴퓨터 부문에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입물량지수(113.23)는 전년동월 대비 15.7% 상승하며 역시 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수입금액지수도 117.76로 전년동월대비 15.1%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원격수업과 재택 수요에 따른 노트북 등 컴퓨터 수요 증가 , 자동차 등 전방산업 회복, 친환경 규제 영향 등으로 철광석과 LNG(액화천연가스) 사용이 증가했다"며 "기계및장비(28.6%) 등에서 반도체 설비투자 증가 등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6.4% 상승한 94.61로 11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과 수입상품의 한 단위 가격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지난달 수출가격(5.9%)이 상승하고 수입가격(-0.5%)이 하락한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물량과 금액 모두에서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증가한 이유에 대해 "2월은 명절효과 등이 있어 1~2월 통계를 같이 봐야 정확하다"며 "산업과 생산에서 수입이 정상 회복되는 과정에서 기초 원자재나 중간재 등 수입이 늘어난 결과"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