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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문재인 정부의 무지, 비용은 국민이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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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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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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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스1
“이젠 놀랍지도 않습니다. 이미 여권 인사들이 비슷한 말을 몇 번 했습니다. 최고금리 인하 등 그동안의 정책을 보세요. 하나같이 저신용자에게 거저 주다시피 돈을 빌려주라는 거잖아요?”

한 시중은행 관계자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을 두고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신용이 높은 사람은 낮은 이율을 적용받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신용이 낮은 사람들이 높은 이율을 적용받는 구조적 모순이 있었다”고 말했다.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이자를 더 물리는 건 금융시스템의 근간이다.

논란이 커지자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제 취약자들의 어려운 현실이 모순되니 안타까움을 최소화하자는 말이었다. (대통령) 말을 너무 압축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청와대의 수많은 참모진이 대통령이 최소한의 금융상식조차 없는 것처럼 보이도록 내버려 뒀다는 건 더 큰, 구조적 차원의 문제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페이스북 변명조차도 믿지 않는다. 정권의 ‘금융에 대한 무지’가 표면화된 것이라고 본다. 이 발언은 문 대통령이 법정 최고 금리를 24%에서 20%로 인하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한 뒤 나왔다. 학계는 시행령 자체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신용자들의 이자 부담 경감이란 취지는 좋을지 모르지만 최고 금리 24%로 겨우 ‘제도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저신용자들을 대부업체 등으로 내모는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금융당국은 시행령 개정 바로 다음날(31일) 대부업계에 인센티브를 줬다. 대부중개수수료 상한선을 내리는 등 내용이다. 저신용자들을 대부업체로 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대부업체로 등을 떠밀어 놓고 대부업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건 웃지 못할 코메디다.

이처럼 무지로 인해 시장 흐름을 거스르는 정책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올해 초 정부가 은행에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시중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고,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그러면서 저신용자들에게는 돈을 더 빌려주라고 했다.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게 된 고신용자들은 2금융권에서 더 비싼 이자를 주며 대출을 받아야 했다. 규제 때문에 더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했고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사실 때문에 신용점수가 깎였다.

이런 정부의 시각은 선악의 이분법이 묻어 있다. 고신용자는 악, 저신용자는 선으로 규정하고 한쪽엔 불이익을 한쪽에는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분류해 놓고 무리한 정책과 무분별한 개입으로 시장을 왜곡시킨다. 금리 24%로 돈을 빌리는 저신용자는 금융 시장에선 사실 ‘특수 케이스’에 가깝다. 이를 예외적인 경우로 규정하고 복지 관점에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생산적이었다.

돈 떼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면 은행은 망한다. 그렇게 하는 건 은행에 예금과 적금을 맡겨 둔 이들의 몫을 가로채는 행위다. 그렇게 해서 은행이 부실해지면 납세자에게 세금을 거둬 공적 자금이란 이름으로 메꿔야 한다. 아무도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것 같지만 누군가는 대가를 대신 치러야 한다. 누군가의 무지로 인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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