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23년 전 대구 여대생 성폭행 사망…법원 "국가 배상 책임"

머니투데이
  • 박수현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1.04.02 15:47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theL] 법원 "경찰의 초동 수사가 부실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법원이 1998년 대구 여대생 사망 사건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유족들에게 총 1억 30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수차례 "경찰의 초동 수사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이관용)는 2일 대구 여대생 사망 사건 피해자 고(故) 정모양(당시 18세)의 유족들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정양이 1998년 10월 7일 새벽 구마고속도로에서 덤프트럭에 치여 숨진 채 발견되며 불거졌다. 정양은 사고 전날 대학에서 술에 취한 친구를 부축해 나갔는데, 이튿날 집에 가는 길의 반대 방향 도로에서 속옷을 입지 않은 채로 발견됐다.

해당 사건은 같은 해 2월 단순 교통사망사고로 종결됐고, 덤프트럭 운전자는 과실 불인정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됐다. 이에 유족들은 검찰에 재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을 냈고, 뒤늦게 발견된 정양의 속옷에선 정액이 검출되는 등 성폭행을 의심할 수 있는 증거들이 나왔다.

사건의 진상은 15년 후에야 밝혀졌다. 검찰이 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스리랑카인 A씨의 DNA가 정양 속옷에서 발견된 정액 DNA와 일치하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검찰은 2013년 9월 특수강간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특수강간 혐의는 공소시효 10년이 지나 처벌할 수 없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공소시효가 15년인 특수강도강간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죄가 확정됐다. 이에 유족들은 2017년 9월 경찰의 부실수사를 지적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당시 경찰은 기본적인 초동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은 해당 사건을 교통사고로 성급하게 판단해 현장조사나 증거 수집을 하지 않고 증거물 감정을 지연했고, 이는 경찰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해서 위법하다"고 했다.

이어 "국가는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가 정양의 부모에게 각 2000만원, 형제자매 3명에게 각 5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건 당시부터 지연 이자를 계산하면 총 1억 3000만원 가량이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들이 피해자가 간호사로서 얻었을 일실수입을 청구했는데, 이 손해는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지 부실 수사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정양의 아버지 정모씨는 "(마음이) 사실 반반이다"라며 "이 사건은 '구미 3세 여아 사건'처럼만 수사를 했으면 1년이면 끝났을 것이다. 과거엔 자료를 갖다줘도 수사를 안 했다"고 토로했다.

원고 측 대리인 박연철 변호사(법무법인 JP)는 "이 사건은 진범이 잡혔음에도 국가가 처벌하지 못해 형사적으론 아무런 위로를 못 받았다"며 "이번에 재판부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줬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진전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6월부터 서울집값 급등? 납량특집 수준의 대폭락 온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부꾸미
머니투데이 수소대상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